출가와 그의 처
마츠라의 어느 장자에 한 사람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재산 상속을 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출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양친에게 상담을 하니,
『우리들에게는 아들이라곤 다만 너 하나 뿐이었다. 죽어도 너를 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너는 또 어째서 출가를 한다고 하느냐.』
양친의 마음이란 언제나 다 마찬가지인 것이다. 언제나 이렇게 말하면서 들어주지 않으므로, 아들은 괴로워하면서 식사도 하지 않았고, 단식이 六일 동안이나 계속되었기 때문에, 이러다가 죽으면 큰일이라고 생각한 양친은 출가를 허가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출가한 다음에도 자주 집에 돌아와서 얼굴을 보여주도록 하거라.』
그랬더니 아들은,
『예, 잘 알겠읍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용기 백배해서 당시 이름 높은 우바기꾸타 성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출가를 했다.
출가 후에도 가끔 양친을 보러 오라는 약속이 있었기에, 한 번 집에 돌아가 보려고 스승인 성자의 허가를 얻어 돌아갔다.
오랫만에 돌아와 보니 출가하기 전의 처는 자기의 지팡이나 기둥으로 의지하고 있던 남편이 출가하고 말았기 때문에, 그 후로는 조석으로 울며 불며 슬퍼하여 부인에게는 중요한 몸치장인 화장도 누가 보아주는 이 없어 하지도 않았고, 쇠약해져 가고만 있었다.
몹시 골똘히 생각한 부인은,
『부부의 길을 택하지 않으면 저는 죽고 맙니다.』
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 불쌍한 호소를 듣고 수행자는 출가라고 하는 것이 이렇게까지 한 집안을 비참하게 만드는 것인가 하고, 출가했던 것을 후회하면서,
『나는 이제 계율을 버리고 집에 돌아오겠습니다. 모두 안심해 주세요.』
이렇게 모두에게 말하고는 성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와 스승을 뵙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자여, 저는 아무래도 출가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 가야겠습니다.』
성자는 수행자의 말을 듣고 「그렇다면 집에 돌아갔다가 타심이 생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는,
『아 그런가. 그렇다면 잠시만 기다려라. 내일까지 기다려라.』
이렇게 말하고, 그날 밤 수행자에게 꿈을 꾸게 했다.
수행자가 환속을 해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그의 처는 고뇌가 더해서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고 없었다.
부모를 비롯해서 친척들이 불쌍히 여기면서 장례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어서, 크게 놀라 울며 울며 노변의 장례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무덤에 버린 그녀의 시체가 별안간 진무르더니 구더기가 들끊어서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변했다.
이런 것을 보고 꿈에서 깨어난 수행자는 즉시 그 일을 스승인 성자에게 이야기 했더니,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꿈인가, 실제인가 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서 성자의 신통력을 타고 즉시 집으로 돌아와 보니 꿈하고 조금도 다름이 없는 사실이었으며, 시체에서는 구더기마저 나오고 있어,
『가장 사랑하던 처, 아름다웠던 그녀도 죽으면 이렇게 되는 가.』
이렇게 말하면서 몹시 혐오하여, 모든 사물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드디어는 아라한의 위치를 얻었다고 한다.
<阿育王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