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제물만을 탐내어 몰려 들지말라

사람은 제물만을 탐내어 몰려 들지말라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쿠시나가라의 하크로우라라는 마을에 쇼오카밧다라는 상인이 있었다.

그의 집은 선친 때까지는 큰 부자였는데 지금은 망해서 가난에 쪼들리고 있었으므로 친척은 물론 옛 친구들은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 않았고 업신여기는 것이었다.

그는 푸대접 받는 고향을 등지고 살길을 찾아서 타향으로 가서 피눈물 나는 고생 끝에 몇 년 후에는 막대한 재산을 벌어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것을 전해들은 친척, 친지들은 백팔십도로 태도를 바꾸어 음식과 향화로 환영연을 마련해 놓고 도중까지 마중을 나갔다.

이것을 미리 알아차린 그는 일부러 누더기 옷으로 갈아입고 행렬의 선두 사람들 사이에 끼어 들었다.

친척, 친지들은 그 옛날 가난하였던 소년이 지금은 나이 먹은 부자가 되었으므로 아무도 그의 얼굴을 기억해 내지를 못하였다.

「여보시오, 오늘 금의 환향 하시는 쇼오카밧다님은 어디 계십니까?」

친척들은 행렬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는 시치미를 떼고,

「뒤에서 오십니다.」

하고 그냥 앞으로 지나갔다. 아무리 기다려도 그럴싸한 사람이 안보이므로 친척들은 뒤에서 오는 사람에게 또 물어보았다.

「쇼오카밧다님은 어느 분이십니까?」

「장자(長者) 말씀인가요? 그 분은 맨 앞에 계십니다.」

친척들은 그제야 행렬 앞으로 와서 샅샅이 물어서 그를 찾았다.

「우리들이 모처럼 마중을 나왔는데 뒤에서 온다고 숨는 까닭은 무엇이오?」

하고 친척들은 원망하였다.

그는 냉엄한 태도로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만나고 싶은 쇼오카밧다는 뒤에서 오는 낙타 위에 있습니다.

나는 그 쇼오카밧다가 아닙니다. 내가 옛날에 가난하였을 때에는 본척만척 하였던 당신들이 이렇게 마중을 나온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고 내가 가지고 오는 재산 때문일 것입니다. 그 재물은 뒤에 오는 낙타 등에 쌓여 있는 것입니다.」

<大莊嚴論經 第十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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