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대웅보전 우측천장 한칸이 비어있는 이유

내소사 대웅보전 우측천장 한칸이 비어있는 이유

임진왜란으로 절이 불타 버려 중건에 노심초사하던 청민선사께서 하루는 그의 시자승인 선우를 불러 “법당을 지을 도편수가 지금 일주문밖에 오셨을 터이니 가서 모셔오너라”

하므로 선우가 기쁜 마음으로 나가보니 과연 한 꾀죄죄하게 생긴 사람 하나가 연장망태를 걸머진 채 문기둥에 기대어 자고 있거늘 다소 실망한 선우가 깨워 모셔 왔다.

도편수는 다음날부터 재목을 자르기 시작하였는데 몇 달 몇 일이 되어도 법당은 짓지 않고 목재를 깍고 다듬어 부재 만드는 일만하는 것이었다.

도편수의 하는 꼴이 미덥지가 않아 선우스님이 그 부재 하나를 몰래 감추었다.

삼년동안 목재만 깍던 도편수가 이제 법당을 짓는다며 부재를 세기 시작하여 세고 또 세고 수 십번을 세더니 크게 탄식하며 청민선사에게

“스님 저는 이 법당을 지을 수 없습니다.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청민선사가

“아니 이게 웬 말씀이오”

하니

“소인이 삼년동안 정성을 다하여 목재를 다듬었다고 믿었는데 이제 헤아려보니 하나가 모자랍니다. 이런 선심과 부족한 정성으로 어찌 부처님을 모시는 법당을 지을 수 있겠습니까”

하면서 연장을 챙겨 짐을 꾸리기 시작하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선우스님이 깜짝 놀라 감추었던 부재 하나를 내 놓으며 용서를 빌었더니 도편수가 웃으면서

“그것은 이미 부정탄 목재이니 내 그것을 빼고 지으리라”

하고 지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대웅보전 우측 천장 한 칸의 빈자리가 있다.

마침내 법당을 다 지은 도편수가 화공을 데려와 내부의 단청을 하는 데 화공이 말하기를 단청일을 하는 백일동안 아무도 법당 안을 들여다보지 말도록 단단히 당부 하였다.

그러나 참을성이 부족한 선우스님이 99일째 되는 날 문틈으로 들여다보니 이게 웬일인가 화공은 보이지 않고 황금빛 새 한 마리가 입에 붓을 물고 날아 다니며 단청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넋을 잃고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같은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오면서 황금새는 붓을 떨어뜨리고 날아가 버리고 법당 앞에 쓰러진 집채 만 한 호랑이 앞에서 청민선사가 법문을 설하고 있었다.

“대호선사(大虎禪師)여! 생과 사가 둘이 아니거늘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대가 지은 이 법당은 길이 법연을 이으리라”

법문을 마친 청민선사도 어디론지 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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