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림사 먹구렁이 이야기

보림사 먹구렁이 이야기

보림사의 절터는 뱀모양과 비슷한 사혈(蛇穴)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절에는 뱀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이 전한다.

실제로 보림사에는 옛날부터 뱀이 아주 많아, 봄과 여름이면 여기저기에서 뱀이 나타나곤 하여 절을 찾는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1990년 어느날 주지인 지성스님이 사시(巳時) 예불을 마치고 요사에 들어와 앉으려 하는데, 방안에 1미터 정도 되는 시커먼 먹구렁이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스님은 기겁을 하여 조심스럽게 뱀을 방 밖으로 쫓아냈는데, 마당에서도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다가 빗자루로 한참 위협을 한 후에야 서서히 움직이며 사라졌다.

이 일이 있은 뒤 스님은 절의 형국이 사혈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요사 뒤에 있는 뱀의 모가지에 해당하는 자리를 보수할 생각을 내었다.

그때까지 그 부분은 리어카가 다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잘라져 있는 상태였는데, 아무래도 이 잘린 부분 때문에 절 주위에 사는 뱀들이 방안에까지 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어 보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따라서 잘라진 부분에 흙을 돋우고 축대를 쌓아 완벽하게 뱀혈을 보수한 뒤부터는 그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고, 절의 불사도 순조롭게 진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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