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하고 딸을 낳아 왕비가 되다
옛날 어떤 노인이 나이 50이 되도록 자식이 없어 매달 한 번씩 절에 다니며 생남불공(生男佛供)을 하였다. 그런데 3년 후 그 부인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딸을 낳았다.
그로부터 또 영감님은 다시 한 달에 한번씩 불공을 다니며,
「부처님께서 딸을 주셨으니 이왕이면 왕비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하고 큰 소리로 축원하였다. 그럭 저럭 세월은 가 딸의 나이가 16세 되던 해 섣달, 또 불공을 가 그렇게 축원하였는데 이 소리를 듣고 있던 공양주가 몰래 부처님 탁자밑에 들어가,
「그래 그대의 정성이 지극하므로 그 소원을 들어 줄 테니 오늘 집에 가거든 그대의 딸을 궤짝 속에 넣어 이 절 앞산에다 갔다 놓아라. 그리하면 왕비가 될 것이다.」
하였다.
그런데 그 영감님은 진짜 그 소리가 부처님 말씀으로 곧이 듣고,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곧 집으로 돌아와 딸을 궤짝에 넣어 절 앞산에 갔다 놓았다.
그런데 그 때 마침 대신들이 사냥을 나왔다가 검은 곰 한 마리를 산채로 잡아가지고 돌아가다가 산위에 궤짝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열어보니 어여쁜 처녀가 있는지라 그 사유를 물으니
「아버지가 여기 있으면 왕비가 된다 하며 갔다 놓았습니다.」
하였다.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 임금님의 천생배필이라 생각하고 그 처녀를 꺼내 업고 산 곰을 대신 넣어 그대로 두고 돌아가 임금님께 그 사정을 소상히 아뢰니 처녀를 본 임금은 좋아하며 왕비로 삼았다.
그런데 공양주는 그날 밤 음식을 많이 장만하여 놓고 밤이 깊어서 아무도 몰래 혼자 산으로 올라가 궤짝을 짊어지고 방으로 돌아와,
「추운데 고생 많이 하였지?」
하고 궤짝을 여니 검은 곰 한 마리가 뛰어나와 공양주의 전신을 할퀴고 뜯어 마침내 죽고 말았다.
한편 딸을 궤짝 속에 넣어 산에다 갔다 놓은 영감님은 부처님이 시키신 일이니 우리 딸은 틀림없이 왕비가 되어 있을거야, 믿고 소식을 기다렸다.
과연 한달이 채 못되어 절로 불공갈 차비를 하고 있는데 고을 원님이 찾아와,
「따님이 왕비가 되셨으니 서울로 올라가시죠.」
하고 말과 가마를 가지고 와 두 내외분은 서울로 올라가 상감과 딸을 만나 벼슬하고 잘 살았다.
<佛心과 修行功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