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매 할머니의 신통
당나라 삼매 할머니는 내력을 알 길이 없고, 대력(大曆, 766-779) 때에 오대산 화엄령(華嚴嶺)에 있으면서 한번 선정에 들면 7일 만에야 일어나므로 삼매 할머니라고 별명을 지었다.
귀신을 부르고 새와 짐승을 시켜서 숲 속에 길을 내어 사방으로 통하고, 기운이 턱없이 세어 두려운 것이 없었으며, 걸음걸이가 쏜살같아서 운주(雲州)와 대주(代州)로 다니면서 밥을 비는 데 아침에 갔다 저녁이면 돌아왔다.
자선사업으로 돈 안 받는 숙박소를 차리고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들을 구제하니 찾아오는 이가 날로 늘어갔다. 죽 한 솥을 끓여 손수 쪽박을 들고 퍼 주면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배부르게 먹고 가게 되었다.
하루는 선정에 들어 죽을 푸지 못하자, 제자들이 대신하여 푸더니 죽이 모자란다고 했다.
삼매 할머니가 가서 주걱으로 죽을 저으면서
『자라긴 왜 모자란다 하느냐.』
하니 죽이 솥에 가득하여졌다.
언제나 오는 이에게 말하기를,
『여러분, 3계가 불타는 집 같으니 여기 와서 보리의 인(因)을 지으라.』
하였다.
얼마 뒤에 대주(代州) 군수가 요망한 사람이라 하여 찾아갔더니, 삼매 할머니는 미리 제자들에게 말하고 반석위에 서서죽었다.
저절로 불이 일어나 화장하고 재만 남았으므로 군수는 탄식하고 돌아갔다.
때는 정원(貞元) 3년(787) 2월이었다.
<문수성행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