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과 보살이 나타나다
청나라 성홍(成洪)대사는 염성 사람으로 건륭 14년(1749) 5월 15일 오대산 남산사(南山寺)에 가서 규화상(奎和尙)을 만났다.
그날 저녁에 하늘은 청명한데 신기한 등불이 공중에 떠서 산봉우리가 분명하게 빛났다.
규화상이
「이 산에 오는 사람이 보살과 인연이 있으면 신기한 등불이 저절로 나타나지마는,
만일 인연이 없으면 비록 등불이 산에 가득하여도 보지 못합니다.」
하니
이튿날 청량교(淸凉橋)에 이르러 서대(書臺)를 보고, 또 서대로부터 비마암(祺魔巖)으로 가는데 비마암 동구에 이르기 전에 홀연히 부처님이 나타나고, 동구로 들어갈 적에는 3성(聖=비로자나불·문수보살·보현보살)이 나타났으며, 또 광명 속에서 무수한 화실 부처님을 뵈올 수 있었다.
오대를 올라오는 것을 보았고, 또 밤중에는 고남대(古南臺)에서 이상한 광명이 꼭대기에 비치어 아침 햇빛처럼 어두운 골짜기를 환하게 비추었다.
성홍대사는 찬탄하였다.
「나와 모든 중생들이 불붙는 집과 같은 3계속을 헤매면서 동서를 모르더니, 이제보살의 대원경지(大圓鏡智)를 얻어 뵈었으니 이만한 다행이 없다.」
이때 하늘이 아직 밝지 않았는데 몽롱하게 안개가 자욱하며 광명이 스러졌다.
<문수성행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