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경을 독송하고 화재를 면한 축장서
진나라 축장서(竺長緖)는 본래 인도 사람으로 중국 오나라에 와 살면서 항시 관음경을 즐겨 읽었다.
그런데 하루는 이웃집에서 불이나 타고 있는데 바람이 심하여 주위의 모든 집이 아주 위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장서는 하도 급해서 일심으로 관음경을 외웠더니 그만 불길이 딴 데로 돌아 자기 집은 물론 이웃 사람들 까지도 모두 화재를 면했다.
사람들이 너무나 기이하여 칭찬하고 치사하자 한 불량한 아이가 있다가,
「그까짓 관세음보살이 무슨 영험이 있기에 타던 불이 돌아선담!」
하고 바람이 심히 부는 날 밤 마른 섶에다 불을 붙여 장서의 집 위에다 던졌으나 불이 타려다 도로 꺼지고 타려다 도로 꺼져 이렇게 네 번을 하여도 타지 않는지라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하고 장서에게 나아가 전후 사실을 고백하고 사과한 뒤 그도 관음염불을 지극히 하였다 한다.
<觀音靈驗錄>
또 송나라 스님 축혜경은 관능사람으로 항상 관음경을 독송하며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원가 12년 형양에서 살다가 홍수를 견디지 못해 노산으로 옮기려고 배를 탔는데 갑자기 폭풍우가 밀려와 다른 사람들은 간신히 밖으로 나왔으나 그만이 홀로 배 만에 남았다.
당황한 스님은 정신을 가다듬고 정성을 다하여 관음경을 읽으니 홀연히 배가 언덕위에 닿았는데 옆에 사람들이 보니 수 십 명의 장정들이 배를 끌고 강 언덕으로 오더라 하였다.
또 송 평창인 복만수도 원가 19년 광릉에서 위부참군으로 있을 때 타군에 갔다가 오다가 강 가운데서 갑자기 조난을 당하였는데 밤이 되니 지척을 구분할 수 없었다.
모든 군사들이 당황하여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자 만수가
「한 마음으로 관세음을 염창하라.」
하여 모두 함께 관세음을 염창하니 뜻밖에 언덕위에 집채만한 횟불이 나타나 간신이 배를 대었다.
군사들이 불빛을 따라 쫓아가 보니 불도 없고 사람도 없고 다만 사공의 집 한 채가 있는지라.
「누가 여기서 불을 비춰 주었느냐?」
하니 아무도 그런 일이 없다 하였다.
그때서야 비로소 관세음보살님의 신력인 줄 알고 감사하였다.
<觀音靈騎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