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을 읽고 전염병을 고친 혜지스님
스님 혜지(慧智)는 시흥(始興) 사람이다.
어려서 스님이 되어 성심으로 법화경을 3천여 번이나 읽었다.
그런데 나이 23살 때 갑자기 전염병에 걸려 수 십일이 되어도 낫지 않았다.
어느 날 밤 꿈에 어떤 사람이 그를 데리고 한 곳에 이르니, 담장이 울긋불긋 무슨 관청 같았다.
문을 들어서니, 키가 8.9척은 되겠고, 몸에 감색 비단 도포를 입고 머리에 검은 사모(紗帽)를 쓴 한 귀인이 있는데 그는 곧 염라대왕이었다. 대왕이 물었다.
「세상에서 어떤 덕업을 지었는고?」
「어려서부터 법화경을 외웠습니다. 」
「어디 외워 보라.」
하여, 스님은 곧 높은 자리에 올라 서쪽을 향해 앉아서 법화경 둘째 권을 외우는데, 비유품(比嗚品) 가운데,
「비유하건대 어떤 장자에게 큰 집이 있으되 ‥‥」
하는 구절에 이르자 대왕이 자리에서 일어 나,
「법사(法師)는 돌아가시오. 」
하고 두 사람에게 명하여 스님을 호송하게 하였다. 꿈을 깬 스님은 몸이 상쾌하여 며칠이 안가서 병이 깨끗이 나아 법화경을 독송할 수 있게 되었다.
나이 55살 때도 다시 전염병에 걸렸다. 어느 날 밤 꿈에, 시흥(始興) 과심사(果心寺) 부도(浮圖) 위에서 서 있는데 어떤 사람이 내려오라 하고,
「네 목숨을 80여 살까지 줄 것이다. 」
하였다. 꿈을 깨자 병이 이내 나았다.
대업(大業) 13년(서기 61에 그의 나이 82살이었는데, 그 뒤에 어디서 입적하였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