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어머니를 천도한 유공신

죽은 어머니를 천도한 유공신

장안 통궤방(通軌妨) 유공신(劉公信)의 아내 진씨(障氏)의 어머니가 병으로 먼저죽고 뒤에 진씨가 갑자기 죽었다. 어떤 사람이 진씨를 인도하여 지옥으로 들어가서 여러 가지 죄상을 모두 구경하였다. 한 옥의 돌문이 갑자기 활짝 열리는데, 그의 어머니가 그 안에서 심한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딸을 보자,

「너는 나를 위해 법화경 한 질을 베껴 써서 내가 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다오.」

하니, 말이 끝나자 옥문이 도로 닫혔다. 진씨가 다시 소생하여 그 이야기를 하니, 남편 공신이 곧 매부 조사자(趙師子)를 불러다가 법화경을 베껴 쓰게 하였다.

이 때 어떤 경전 쓰는 사람이 새로 쓴 법화경 한 질을 가지고 와 팔려고 했다. 조사자가,

「다행히 이 경이 있으니 이걸 사시지요. 새로 쓸 필요는 없겠습니다. 」

하여 유공신이 그의 말을 따라 그 법화경을 사서 진씨에게 주었다. 진씨가 하루는 음식을 차려 어머니를 제사지냈더니 어머니가 꿈에 나타나서,

「내가 먼젓번에 너더러 법화경을 한 질 써 달라고 했는데 왜 써 주지 않느냐?」

하고 나무랬다. 딸이,

「벌써 한 질을 사 놓았는데요.」

하니 어머니가 다시,

「나는 그 법화경 때문에 더 무거운 죄를 받았다. 옥졸이 내 등을 때려 터져서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그 범가(范家)의 경은이미 연고가 있는 것이다. 」

하였다. 딸은 꿈에서 깨어나 급히 사람을 시켜 새로 법화경을 베껴 쓰게 하였다.

책이 완성되자 어머니가 또 꿈에 나타나서 ,

「새로 쓴 경의 힘으로 나는 이미 지옥에서 벗어나 좋은 곳에 가 몸이 편안해졌기에 와서 네게 알려주는 것이다. 너는 깊이 신심하여 세상을 잘 살아가도록 하여라.」

하였다. 전에 산 경을 가져다가 조사해 보니 과연 범씨(范氏)가 베껴 쓴 것이었다.

당나라 용삭(龍朔, 서기 661~663) 때의 일이다.

<法苑珠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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