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 입에서 광명이 나오다

도사 입에서 광명이 나오다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한 스님이 상주(尙州, 경상북도)의 어느 조그만 절에 머물러 있었는데, 항상 음양(陰陽)과 점복(占卜)으로 근방 동리에 드나들어, 모두들 그를 맞아서 화복(禍福)을 물어, 이것으로 옷과 음식 을 마련하였다.

하루는 관청에서 법석을 베풀어 온 고을 안 여러 절의 향을 맡아보는 스님들이 모두 모였다.

임금의 명령은 비록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것이 있지만 음양승(陰陽憎)은 여러 사람의 말석에 앉아 있어 모두들 그를 지푸라기처럼 소홀하게 여겼다.

그런데 한밤중이 되어 등불과 촛불이 다 꺼지고, 캄캄한 가운데 모두 어렴풋이 잠이 들었는데, 홀연 등불 같은 밝은 광명이 비쳐왔다.

모두들 깜짝 놀라 일어나서 무슨 빛인가 살펴보니, 그 스님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모두 그 까닭을 물으니,

「나는 음양 · 점복으로 지조를 잃고 악업에 떨어진 것이 부끄러워서, 속으로 스스로

참회하고 다만 법화경 독송을 일과로 삼아온 지가 여러 해 되었습니다. 」

하고 대답했다. 여러 스님들이 모두 탄복하고 그를 공경 하였다.

<海東濤弘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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