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함수유경(佛說鹹水喩經)
역자 미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世尊)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물을 비유로 들어 일곱 가지를 말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나는 설명하리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물을 비유로 든 일곱 가지란 무엇인가? 어떤 사람은 물에 빠져 있고, 어떤 사람은 물에서 머리를 내밀었다가 다시 물에 빠지며, 어떤 사람은 머리를 내밀어 사방을 둘러보고, 어떤 사람은 머리를 내밀고 다시는 물에 빠지지 않으며, 어떤 사람은 물에서 나가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저쪽 언덕으로 가려고 하며, 어떤 사람은 저쪽 언덕에 이르러 깨끗한 마음으로 저쪽 언덕에 서게 된다.
어떤 이가 물에 빠져 있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좋지 않은 법으로 온몸을 감싸고 죄가 익어 지옥에 들어가 한 겁 동안 죄를 받지만 고칠 수 없다. 이것이 첫 번째, 물에 빠졌다는 것이니라.
어떤 이가 머리를 내밀었다가 도로 물에 빠지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그곳에 빠졌지만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어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그 방법을 구했다가, 다시 여러 선한 법에 대해 부끄러움을 품는다. 그는 물에서 나왔다가 도로 물에 빠지는 사람이니 이것이 이른바 두 번째, 사람이 물에 빠지는 것이니라.
어떤 이가 물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물에서 나온다. 그는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과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온갖 선하지 않은 법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다. 그는 물 위로 나와서는 다시는 물에 빠지지 않는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이른바 세 번째 사람으로서, 물에서 나온 데 비유한 것이니라.
어떤 이가 물에서 나온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에서 나온다. 즉 그는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고 부끄러움과 정진이 있으며 어떤 선한 법에 대해서도 부끄러움을 품는다. 그는 세 가지 번뇌[結使]를 다하고 수다원이 되어 물러나지 않으며 반드시 인간에 돌아와서는 얻는 바가 있다.
이것이 이른바 네 번째 사람으로서, 물에서 나온 데에 비유한 것이니라.
어떤 이가 물에서 나와 저쪽 언덕으로 가려고 하는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이리하여 물에서 나온다. 즉 그는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고 부끄러움과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어떤 선한 법에 대해서도 모두 부끄러움을 품는다. 그는 세 가지 번뇌를 다하고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엷어지고 사다함이 되어 (천상으로 갔다가) 이 세간에 와서 괴로움의 근본을 없앤다. 이것이 이른바 물에서 나와 저쪽 언덕으로 가려는 사람에 비유한 것이니라.
어떤 이가 저쪽 언덕에 이른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곧 물에서 나온다. 그는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고 부끄러움과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어떤 선한 법에도 부끄러움을 품는다. 그는 5하분결(下分結)을 끊고 아나함이 되어 저 천상에서 열반에 들고, 다시는 인간 세계로 돌아오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여섯 번째, 물에서 나와 이미 저쪽 언덕에 이른 사람에 비유한 것이니라.
어떤 이가 이미 저쪽 언덕에 이르러 깨끗한 마음으로 저쪽 언덕에 서게 된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물 위로 나온다. 그는 선한 법에 대해 믿음이 있고 부끄러움과 용맹스런 마음이 있으며 어떤 선한 법에도 다 부끄러움을 품는다.
그는 온갖 번뇌[有漏]를 없애고 번뇌가 없게 되어, 생각[念]이 해탈하고 지혜가 해탈한다. 그래서 현세에서 빨리 신통을 증득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생사의 근본을 끊는다.
그리하여 범행이 이미 서고 할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어머니의 태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것이 이른바 물에서 나와 저쪽 언덕에 선 사람에 비유한 것이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이여, 나는 지금 너희들을 위하여 일곱 종류의 사람을 물에 있는 일곱 사람으로 비유를 들어 설명하였다. 이것은 여러 부처님이 성문들을 위하여 말해야 하는 것이니,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를 가지고 그들을 안온하게 하여 제도하려 하기 때문이다.
너희들도 이른바 고요한 곳이나 나무 밑이나 호젓한 곳이나 한데 앉아 참선하되 게으르지 말라. 지금에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면 뒤에는 반드시 후회가 있으리라. 이것이 이른바 나의 교훈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