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칠불경(佛說七佛經)
서천 역경(譯經)삼장조산대부(朝散大夫) 시홍려경(試鴻臚卿)
전교대사(傳敎大師) 신(臣) 법천(法天) 지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큰 비구 무리들은 밥 때가 되어 발우를 가지고 가리리(迦里梨) 도량에 나아가 함께 앉아 생각했다.
‘과거세에는 어떤 부처님께서 나타나셨으며, 그 족성(族姓)과 수명과 그 뜻은 어떠하였던가?’
이와 같이 생각한 뒤에 서로 질문해 보았으나 알 수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비구들이 이러한 일을 생각하는 줄 아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리리 도량으로 나아가 가부(跏趺)를 하고 앉으셨다. 때에 모든 비구들은 머리로써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여 공경하고 일심으로 우러러 보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너희 모든 비구들이여,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한가?”
비구들은 대답했다.
“저희들이 생각하기를 ‘과거 세상에는 어떤 부처님께서 계시어 세상에 나타나셨으며, 그 족성과 수명은 어떠했던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두 알 수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듣고자 하는가?”
비구들은 대답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하옵건대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그것을 설하리라. 과거 91겁(劫)에 비바시불(毘婆尸佛)·응(應)·정등각(正等覺)께서 세간에 나타나셨다. 31겁에는 시기불(尸棄佛)과 비사부불(毘舍浮佛)·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으며, 현겁(賢劫) 중의 제6겁에는 구류손불(俱留孫佛)·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고, 제7겁에는 구나함모니불(俱那含牟尼佛)·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으며, 제8겁에는 가섭파불(迦葉波佛)·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고, 제9겁에는 나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 세간에 나와 응·정등각이 되었다. 다시 다음에는 과거 겁 중에 비바시불·시기불·비사부불께서는 시라(尸羅 : 戒)의 청정한 계율을 널리 설하셨고, 지혜의 최상의 행을 성취하셨다.
다시 다음의 현겁 중에는 구류손불·구나함모니불·가섭파불께서도 또한 청정한 율의(律儀)와 선정(禪定)해탈의 법을 말씀하셨다. 내가 설명하는 법도 또한 그와 같다.
너희 모든 비구들이여, 과거 비바시불은 찰제리성(刹帝利姓)으로서 깨끗한 신심(信心)을 내어 집을 떠나기를 구해 정각(正覺)의 도(道)를 이루었다. 시기불·비사부불도 또한 찰제리성이었고, 구류손불·구나함모니불·가섭불은 바라문성(婆羅門姓)이었으며, 나는 정반왕궁(淨飯王宮)에서 난 찰제리성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과거의 세상을 말하노니
91겁 중
비바시불이 있어
이 세간에 나타나시니라.
31겁 중에는
시기불과 비사부불
이러한 정등각들 나시니
그 성은 찰제리였다.
구류손여래는
바라문의 성이요
구나함·가섭파도
바라문의 성이었네.
나는 이제 염부제에 있어
정반왕의 아들이니
비록 부처의 보리(菩提)를 증득[證]했으나
성은 또한 찰제리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는 비구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으라. 나는 이제 다시 7불(佛) 여래·응·정등각의 족성(族姓)을 말하리라. 비바시불·시기불·비사부불은 교진족(憍陳族)이요, 구류손불·구나함모니불·가섭파불은 가섭족이요, 석가여래는 구담족(瞿曇族 )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을 말씀하셨다.
바바시여래
시기·비사부
이 세 부처는
다 교진족이다.
구류손여래
구나함·가섭
이 세 부처는
다 가섭족이다.
나는 이 염부제에 있어
정반왕궁에 태어나
집을 나와 보리를 증득했나니
이는 저 구담족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다시 7불 여래·응·정등각의 수명의 길고 짧음을 말하리라. 비바시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사람의 수명은 8만 세였고, 시기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그 수명은 7만 세였으며, 비사부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그 수명은 6만 세였고, 구류손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그 수명은 4만 세였으며, 구나함모니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그 수명은 3만 세였고, 가섭파불·응·정등각께서 세간에 나타나셨을 때에는 그 수명은 2만 세였으며, 내가 5탁(濁)의 중생을 교화하는 것은 그 수명이 백 세이기 때문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을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
시기·비사부
구류손 세존
구나함·가섭
이런 분들이 세상에 났을 때
각각 사람들의 그 수명은
8만, 다음에는 또 7만
6만 및 4만
3만에서 2만에 이르렀나니
이와 같이 석가불
5탁에 났을 때는
사람의 수명은 백 세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다시 7불 여래의 부모와 국성(國城)의 갖가지의 이름을 설명하리라. 비바시불의 아버지의 이름은 만도마왕(滿度摩王)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만도마제(滿度摩帝)며, 국성의 이름도 또한 만도마였다. 시기여래의 아버지의 이름은 아로나왕(阿嚕拏王)이요, 어머니의 이름도 아로나며, 성(城) 이름은 아로박제(阿嚕嚩帝)였다. 비사부여래의 아버지의 이름은 소발라저도왕(穌鉢囉低度王)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발라바박저(鉢囉婆嚩底)며, 성 이름은 아노발마(阿努鉢麽)였다. 구류손불의 아버지의 이름은 야예야나다(野倪也那多)요, 어머니의 이름은 미사가(尾舍佉)며, 왕의 이름은 찰모찰마(刹謀刹摩)요, 성 이름은 찰마(刹摩)였다. 구나함모니불의 아버지의 이름은 야예야나도(野倪也那覩)요, 어머니의 이름은 오다라(烏多囉)며, 왕의 이름은 수부(輸部)요, 성 이름은 수바박제(輸婆嚩帝)였다. 가섭여래의 아버지의 이름은 소몰라하마(蘇沒囉賀摩)요, 어머니의 이름은 몰라하마우발다(沒囉賀摩虞鉢多)며, 왕의 이름은 흘리계(訖里計)요, 성 이름은 바라내(波羅奈)였다. 이제 나 응·정등각의 아버지의 이름은 정반왕(淨飯王)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마하마야(摩訶摩耶)며, 성 이름은 가비라(迦毘羅)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
그 부처님의 본래 난 곳
만도마는 그 아버지요
만도마제는 어머니였고
도읍한 큰 성곽(城郭)은
그 이름 또한 만도마요
그 때 나라는 부(富)하고 성하여
백성들은 항상 쾌락하였다.
시기불 세존의
그 아버지는 아로나왕이요
아로나박제는
어머니 이름이며
그 살던 성의 이름도 같아
아로나박제라 이름하였다.
백성들은 매우 많고 성하며
크게 풍부해 항상 안온하였다.
비사부여래의
그 부왕(父王)과 어머니 이름은
소발라제도(穌鉢囉帝都)에
발라바박제(鉢囉婆嚩帝)요
그 도읍한 나라의 성은
아노파마(阿努波摩)라 이름하였다.
그 세상도 또한 안온해
일체의 재해가 없었다.
구류손 세존의
그 아버지의 이름은
야예야나다(野倪也那多)요
미사가는 어머니였다.
그 찰모찰마왕은
저 찰마성에 도읍했나니
그 때의 그 모든 중생은
어질고 착한 이를 존경했었다.
구나함모니불은
그 아버지 이름
야예야나도
어머니는 오다라라 이름했다.
국왕의 이름은 수부
그 성은 수바박제였다.
세로 가로로 장식이 많고
중생들은 모든 번뇌가 없었다.
가섭파불의 아버지는
소몰라하마요
어머니 이름은
몰라하마우발다이다.
흘리계 국왕은
바라내성에 도읍했다.
그 안의 모든 중생은
밤낮으로 항상 안온하였다.
내가 이제 태어난 곳은
정반왕이 아버지 되고
마하마야는 어머니요
성(城) 이름은 가비라다.
이와 같이 정등각
7불의 모든 여래의
부모 및 나라의 성을
분별하면 이름은 이와 같노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다시 7불 여래의 성문(聲聞) 제자를 설명하리라. 비바시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흠나저사(欠拏底寫)라 하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시기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부삼바박(部三婆嚩)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비사부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야수다라(野輸多囉)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구류손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산이박(散嚩)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구나함모니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소로노다라(穌嚕努多囉)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가섭파 여래·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바라특박야(婆囉特嚩惹)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이제 나 응·정등각의 큰 지혜로운 제자는 이름이 사리불(舍利弗)이며, 성문 중에서 제일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흠나저사라 한다.
시기 불세존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부삼바박이라 한다.
비사부여래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야수다라라 한다.
구류손여래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산이박이라 한다.
구나함모니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소로노다라라 한다.
가섭 불세존에게
큰 지헤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바라특박야라 한다.
이제 나 응·정등각에게
큰 지혜로운 제자 있으니
이름을 사리불이라 한다.
이와 같이 7불의 제자가
모든 성문 가운데
각각 제일이 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다시 7불 여래의 시자(侍者) 제자를 설명하리라. 비바시 여래·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아수가(阿輸迦)요, 시기 여래·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찰마가로(刹摩迦嚕)요, 비사부불·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오파선도(烏波扇覩)요, 구류손불·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몰제유(沒提踰)며, 구나함모니불·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소로제리야(蘇嚕帝里野)며, 가섭 여래·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살리박밀달라(薩里嚩蜜怛囉)요, 이제 나 응·정등각의 시자는 이름이 아난타(阿難陀)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불자(佛子) 아수가
찰마가로
또 오파선도와
몰제유요
소로제리야와
살리박밀달라며
또 저 아난타는
모두 부처님의 시자가 되다.
항상 언제나 자비심 행하고
삼마지(三摩地)를 성취하여
모든 법상(法相)을 밝게 통달해
큰 지혜를 구족하였네.
많이 듣고 또 총명하고 민첩하여
큰 법의 스승이 되고
무리들 가운데 제일이 되어
그 이름 시방에 들리었나니
사람과 하늘이 귀의(歸依)해 공경하고
정진하는 힘은 단단하고 굳어
모든 번뇌를 끊어 다하여
생(生)과 멸이 없음을 증득하였네.
부처님 세존을 받들어 모셔
항상 자기의 이익을 거두네.
이와 같이 저 모든 여래는
진정한 불제자를 성취하였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다시 7불 여래께서 제도(濟度)하신 성문의 무리들을 설명하리라. 비바시여래의 제1회(會) 설법에는 6만 2천 비구가 있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고, 제2회 설법에는 10만 비구가 있어 아라한과를 얻었고, 제3회 설법에는 8만 비구가 있어 아라한과를 얻었다. 시기여래의 제1회 설법에는 10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제2회 설법에는 80억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제3회 설법에는 7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다. 비사부여래의 제1회 설법에는 8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제2회 설법에는 7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제3회 설법에는 6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다.
구류손여래의 1회 설법에는 4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구나함모니불 1회 설법에는 3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가섭 여래 1회 설법에는 2만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고, 이제 나 1회 설법에는 1,250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
시기·비사부
구류손 세존
구나함·가섭
아울러 석가모니
각각 세간에 나오셨을 때
제도하신 성문중
그 수는 70억
9만여 3천
250인
모두 다 아라한과를 얻어
뒷세상의 생명을 받지 않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비바시불·시기불·비사부불 내지 내가 이제 이 세간에 나타나 주지(住持)하고 교화하며 법교(法敎)를 펴서 설명해 중생을 조복(調伏)하여 계행의범(戒行儀範)으로 가사와 발우를 받아 가지는 것과 보리를 구해 증득(證得)함에 있어서 조그만 법도 제각기 다름이 없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과거와 현재의 겁에
비바시 등의 여러 부처님께서
제도하신 비구들
큰 지혜를 성취하였네.
저 바른 도와
보리의 부분법[分法]인
5근(根)과 5력(力)
4념(念)과 4신족(神足)
7각(覺)과 8성지(聖支) 및
저 삼마지(三摩地 : 삼매)를 부지런히 닦고
눈 등의 근(根)이 적정(寂靜)하고
온갖 법장(法藏)을 두루 통달해
모든 중생을 열어 깨우쳐
지혜의 생명을 증장(增長)케 했네.
이렇게 이 현겁 중에서
모두 미증유(未曾有)를 찬탄하여라.
부처님께서는 큰 자비의 지혜로써
스스로 깨달으시고 남을 또 깨우치시고
큰 위덕(威德)과 또 큰 신통 있으시니
말씀하신 바는 다 이러하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모든 비구들과 더불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급고독원으로 돌아가셨다. 그 밤을 지내고 아침이 되었다.
모든 비구들은 자기 방에서 나와 가리리 도량으로 가서 서로 질문하였다.
‘과거의 여래들께서 큰 열반에 드시어 모든 희론(戱論)을 떠나고 길이 윤회(輪廻)를 끊어 과실이 없음과 이와 같은 대장부가 이러한 지혜와 이러한 지계(持戒)와 이러한 삼마지와 이러한 해탈과 이러한 위덕(威德)과 이러한 종족(種族)과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이익되게 한 것은 매우 희유(希有)하여 불가사의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리리 도량으로 나아가 가부좌를 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때에 모든 비구들은 세존께 아뢰었다.
“우리들은 과거의 여래께서 큰 열반에 드시어 모든 희론을 여의고 길이 윤회를 끊어 과실이 없음과 이러한 대장부가 이러한 지혜와 이러한 지계와 이러한 삼마지와 이러한 해탈과 이러한 위덕과 이러한 종족으로 세상에 내려와 중생을 이익되게 한 것이 매우 희유하여 불가사의한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지금 말하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비구들은 아뢰었다.
“부처님들께서는 청정한 법계(法戒)를 가지시고 진각(眞覺)의 지혜를 증득하시어 모르시는 것이 없습니다. 원하옵건대 해설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나는 이제 그것을 설명하리라. 과거 세상에 큰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만도마(滿度摩)라 하였고, 그 왕비의 이름은 만도마제(滿度摩帝)라 하였다.
그 때에 비바시불은 도솔천(兜率天)에서 염부제로 내려와 어머님 배에 들어 태장(胎臟) 중에 계시면서 큰 광명을 놓아 모든 세간을 비추어 그윽하거나 어두움이 없었다. 그래서 모든 악취(惡趣)와 일체 지옥의 해와 달의 위엄과 광명도 능히 비추지 못한 곳에도 부처님의 광명이 미치매 문득 큰 밝음을 얻어 저 중생들은 서로 볼 수 있었다. 곧 소리를 내어 말하기를 ‘어찌하여 이 세간에 다른 중생들이 있는가?’라고 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올 때
구름과 같고 또한 바람과 같아
어느새 어머님의 배에 들었네.
몸으로 큰 광명을 놓아
인(人)·천(天)의 세계를 밝게 비추매
지옥과 철위산(鐵圍山)에
그윽하고 어두움 모두 없었네.
부처님의 세계의 모든 경계가
어머니의 몸에 따라 머물러
이와 같은 큰 신선 무리들
또한 모두 함께 와 모이었도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와 어머님의 태에 들 때 부마야차(部摩夜叉)는 높은 소리로 외치기를 ‘이 큰 보살·큰 위덕·큰 장부는 하늘 사람의 몸과 아수라(阿修羅)의 몸을 버리고 저 어머니의 태에 들어 사람의 몸을 받았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사천왕천(四天王天)·도리천(忉利天)·야마천(夜摩天) 내지 범보천(梵輔天) 등의 하늘은 ‘보살이 내려와서 어머니의 태 안에 있다’는 이 외치는 말을 듣고 모두 다 와서 모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도솔천에서
어머니 태에 신(神)을 내릴 때
부마 큰 야차는
큰 소리로 외쳤더니라.
저 보살은 하늘의 몸과
아수라의 바탕 버리고
어머니의 태에 있어
인간의 몸을 곧 받았다고.
사왕천과 도리천과
야마천과 도솔천과
내지 저 범천들도
모두 다 이 사실을 들었더니라.
보살이 인간에 내려오자
몸은 미묘한 진금색(眞金色)이요
모든 하늘은 다 와서 모여서
마음에 큰 기쁨과 경사를 지녔더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올 때 4대 천자(天子)가 있어 위덕을 구족했었다. 몸에는 갑옷과 투구를 쓰고 손에는 활과 칼을 잡고 보살을 옹호하매 사람과 비인(非人)들은 다 침해하지 못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태어날 때에
저 도리천의 제석(帝釋)은
사천왕을 보내었으니
그들은 각각 큰 위력 갖추었다.
몸에는 금으로 된 갑주(甲胄)를 입고
손에는 활과 칼을 가지고
그를 언제나 모시어 보호하매
나찰(羅刹)의 비인들도
감히 그를 괴롭히고 해치지 못하니라.
어머니의 태 안에서 편안히 살매
큰 궁전에 처해 있는 듯
언제나 모든 쾌락 받았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도솔천에서 염부제에 내려와 어머니 태에 있을 때에는 그 몸은 청정한 광명이 밝게 빛나 마니주(摩尼珠)와 같았고, 어머니의 마음은 안온하여 모든 열뇌(熱惱)가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태 안에 있을 때에는
맑고 깨끗해 더러움 없어
마치 유리 구슬과 같고
또한 마니주(摩尼珠)와 같았네.
그 광명이 세간을 비추기
마치 해가 구름에서 나오듯
제일의 진리를 성취하셨고
또 최상의 지혜를 내었네.
어머니로 하여금 걱정을 없게 하고
언제나 온갖 착한 업(業)을 행하여
모든 중생이 우러르나니
편안히 찰제리로 살고 있었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와 어머니 태에 있을 때에는 어머니에게 염욕(染欲)과 색(色) 따위의 5진(塵)이 있음을 일찍이 듣지 못하였고 그리고 집착이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
어머니의 마음을 청정히 하여
더러움의 이름을 듣지 않았고
5욕(欲)의 허물을 멀리 떠났다.
탐애(貪愛)의 뿌리를 끊어 없애어
온갖 고뇌(苦惱)를 받지 않으며
몸과 마음은 항상 안온해
언제나 쾌락을 얻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도솔천에서 염부제로 내려와 어머니의 태에 있을 때 스스로 가까이 섬기는 이의 5계(戒)를 받아 지녔다.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음욕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다. 그는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로 났고, 보살의 어머니는 뒤에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 세계에 태어났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태 안에 있을 때
어머니는 스스로 5계를 가졌고
오른쪽 옆구리로 아기를 낳고
그에게 모든 고뇌가 없는 것은
마치 저 하늘 제석이
묘한 5욕의 즐거움 받는 것 같다.
그 뒷날 목숨을 마친 때에는
곧 천상에 태어남을 얻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에는 대지(大地)는 진동했다. 그 몸은 진금색으로서 모든 때와 더러움을 여의었고, 큰 광명을 놓아 세간의 일체의 경계(境界)를 비추었다. 거기에 있는 악취와 어두운 지옥도 갑자기 크게 밝아 그 가운데 있는 중생들은 서로 볼 수가 있어 각각 의심해 말하기를 ‘어찌하여 이 가운데 다른 중생들이 있는가?’라고 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날 때에는
대지는 모두 진동하였고
몸은 마치 진금과 같아
모든 때에 물들지 않았다.
그 위덕과 큰 신통과
그 광명은 일체를 비춰
그윽하고 어두움의 업의 중생은
서로 볼 수 있었느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 어머니는 피곤이 없었고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았다. 그 때에 보살·큰 위덕·큰 장부는 마음은 혼미하지 않았고 발은 땅을 밟지 않고 사대천왕은 아기의 몸을 받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날 때에는
어머니의 뜻은 산란이 없었고
앉지도 않고 눕지도 않아
자재(自在)하면서 쾌적(快適)하였다.
위덕이 있는 큰 장부는
마음은 모든 어두움 여의고
4천은 모두 그 몸을 받아
그 발은 땅을 밟지 않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오른쪽 옆구리로 나올 때에 몸은 청정하여 유리 보배와 같았고, 일체의 고름과 피와 침 따위의 깨끗하지 못한 것을 멀리 여의어 마니주와 교시가의(憍尸迦衣)는 모든 때들이 능히 붙지 못함과 같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날 때에는
몸은 다 맑고 깨끗해
모든 더럽고 또 나쁜
고름·피·콧물·침 등을 멀리 떠났다.
비유하면 마치 저 교시가의와
저 마니 보배
맑고 깨끗한 몸 광명이 있어
모든 때들이 붙지 못함과 같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 옆구리로 나올 때에는 두 천자가 있어 허공 중에서 두 가지의 물을 내리었다. 하나는 찬 물이요 다른 하나는 따뜻한 물로서 아기를 목욕시켰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날 때에는
공중에는 두 천자가 있어
아기의 몸을 목욕시킬 때
저 두 가지의 물을 내렸다.
따뜻하고 차갑기가 각각 서로 마땅함은
복과 혜(慧)의 원만함을 표시하였네.
큰 무외(無畏) 성취하여
모든 중생을 널리 두루 보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을 때 32상(相)을 갖추어 몸매는 단엄하고 눈은 청정하여 10유순(由旬)을 보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내려와 날 때에는
모든 상(相)을 모두 구족하였다.
눈은 깨끗하고 또 단엄해
10유순까지 멀리 보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을 때에 도리천을 보았고, 저 하늘의 제석은 이 아기가 진정한 부처님의 몸인 것을 보고 흰 일산을 잡아 아기의 몸을 덮으매 추위와 더위와 바람과 티끌의 일체의 모든 악은 능히 침노하지 못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기는 처음으로 나올 때에는
멀리 도리천을 보았고
제석도 또 아기를 보고
손에 흰 일산을 잡고
곧 와서 그 몸을 덮으매
추위와 더위와 바람과 해 등
저 모든 독하고 나쁜
일체는 능히 침노하지 못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을때에는 어머니와 유모와 양모와 모든 궁녀들이 둘러싸 보호하고 목욕시키고 향을 바르는 갖가지 일을 받들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기가 처음으로 날 때에는
유모·양모(養母)의 세 어머니와
저 모든 궁녀들 있어
사면을 항상 에워싸고 있었다.
목욕시키고 또 향을 바르고
그를 항상 안온하게 해
이렇게 하여 밤과 낮으로
잠깐도 그를 떠나지 않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이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을 때에는 몸매는 단엄하고 32상을 갖추었다. 만도마왕은 곧 관상쟁이를 불러 그 아기를 점치게 했다. 바라문은 말하기를 ‘만일 그가 집에 있으면 정수리에 물 붓는 윤왕(輪王)의 위(位)를 받아서 4천하를 주장하고 1천 아들을 구족하며, 위엄과 덕은 두려워할 것이 없을 것이요 활과 칼의 무기를 쓰지 않고도 능히 다른 군사를 항복 받을 것입니다. 만일 집을 나가면 견고하게 행을 닦아 정등각(正等覺)을 이룰 것입니다’고 하였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상쟁이 바라문은
이 하늘 아기를 점치고
그 부왕(父王)에게 말하기를
32상을 갖추었으니
달이 뭇 별에 뛰어난 것과 같아
세간에서 아주 희유하여라.
만일 항상 궁전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轉輪王)의 지위를 이어
4대주(大洲)를 맡아 다스릴 것이요
다시 1천 태자를 낳을 것이다.
만일 집을 떠날 때에는
곧 무상각(無上覺)을 이룰 것이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을 때에 몸은 진금색이요 모든 몸매는 단엄하였다. 마치 물에서 연꽃이 나서 티끌과 때가 묻지 않은 것과 같아서 일체 중생은 우러러보아 싫증 낼 줄 몰랐다. 그가 내는 음성은 미묘하고 세밀하며 청아(淸雅)하고 아름다워 마치 설산(雪山)의 가미라(迦尾囉)새가 꽃을 먹고 취해 그 내는 소리가 맑고 묘하게 울리는 것과 같았다. 그것을 듣는 중생들로서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이 아기의 목소리도 또한 그와 같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아기가 처음 났을 때에는
몸의 모양은 진금색이요
또한 저 붉은 연꽃에
티끌이 능히 물들지 못함과 같았다.
그 말소리는 매우 미묘해
마치 가미라새 소리와 같아
여러 사람들이 얻어듣고는
사랑하고 즐거워해 싫증이 없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해 마치시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어라. 저 보살마하살은 동자가 되었을 때 사특하고 망령됨을 멀리 여의고 마음과 뜻이 순진하고 곧으며 스스로 깨닫고 남을 깨우치고 항상 바른 법을 행하였다. 여러 사람들은 모셔 받들기를 제석천왕이 부모를 높여 공경하는 것과 같았다. 이로 말미암아 비바시라 이름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바시여래는
동자가 되었을 때
큰 지혜를 통달해 알고
사특하고 망령됨을 멀리 여의며
스스로 깨닫고 또 남을 깨우쳐
바른 법의 행을 닦아 익혔다.
여러 사람들은 항상 애경하기를
마치 저 제석천이
그 부모를 봉양하는 것과 같아
그 이름은 세간에 찼었나니
그러므로 이름을 비바시라 하고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