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스님이 빛을 따라 살길을 얻다

도경스님이 빛을 따라 살길을 얻다

석도경(釋道冏)스님은 부풍호치(扶風好畤)사람으로 속성이 마(馬)씨였다.

그는 송(宋)의 원가(元壽) 7년(430)에 동학(同學) 네 사람과 함께 건강(健庫)의 남간사(南澗寺)를 향해 길을 떠난 일이 있었다.

그 때는 겨울이라 맹진하(孟津河)를 건너는데 얼음 위를 걷게 되었다. 그들 일행이한 반쯤 건너왔을 때 맨 앞을 섰던 사람들이 얼음구멍에 빠져 버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얼음이 깨어지면서 세 사람이 또 함께 빠져들었다. 깊은 강물의 한복판이라 얼음 속에 빠지면 건질 도리도 없고 꼼작 없이 죽고 만다.

일행 다섯 사람 중에서 네 사람이 빠지고 오직 도경스님 혼자 남아 있었다.

그가 선 곳도 금이 가서 곧 깨어져 떨어질 판국이라 조금만 움직이면 금방 빠질 것만 같았다. 앞은 물론 옆쪽도 뒤쪽도 발을 떼어 옮길 수가 없어서 가만히 그대로 선 채 그는 관세음보살을 칭념하였다.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칭념하던 도경스님은 자신의 발밑이 튼튼한 기둥으로 받친 것 같음을 느꼈다. 이상하게도 빠져 죽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내가 여기에서 무사히 건널 수만 있다면 50명의 도인을 공양하는 모임을 갖겠다고 서원하였다.

그 순간, 그의 눈에는 붉은 빛이 앞을 비추고 있음을 보았다. 그는 곧장 그 빛을 따라 나아갔다.

그리하여, 그는 언덕에 무사히 닿을 수가 있었다. 그가 맹서하였던 대로 50명의 고승 법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도경스님은 또 그보다 앞서서 후진(後秦)의 요흥(姚興) 18년(416,실은 16년 · 414일 것임), 즉 동진의 의희(義熙) 10년(414)에 그의 스승 도의(道懿)스님을 위해 하남(河南)의 곽산(郭山)으로 종유석(鐘乳石)을 채취하러 간 일이 있었다.

그때에도 동학 도랑(適朗) 등 네 사람과 함께 갔었는데, 손에 횃불을 들고 산 속의 동굴을 탐색해 들어 갔다. 그들이 한 3리쯤 들어갔을 때 깊은 물이 나타났으므로 나무를 걸치고 지나갔다.

도경스님이 앞장을 서서 갔기 때문에 가장 먼저 건너갔는데, 뒤따라오는 사람들은 모두 뒤 떨어져 물에 빠졌으므로. 캄캄한 동굴 속에서 전혀 앞뒤를 분별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다만 관세음보살을 불렀다.

그가 관세음보살을 한마음으로 칭념하고 있을 때, 그의 앞에 조그만 불빛이 보였다.

그는 곧 불빛을 따라 굴 밖으로 나올 수가 있게 되었다.

그는, 그 뒤 백 명의 도인을 모아 공양 법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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