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매가 풍랑속에서 안심을 얻다
남북조 송(宋) 때의 고매(顧邁)는 오군(吳郡) 사람이었다. 광릉(廣陵)의 위부행참군(衛府行參軍)이 되었는데, 그는 불법을 독실하게 신봉하였다.
원가(元壽) 19년(442)에 도성에서 광릉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는 석두성(石頭城)에서 호수를 거슬러가는 배를 탔다. 북풍이 불어오는데도 배는 쉬지 않고 나아갔다.
중강(中江)에 이르렀을 때 물결이 매우 높아졌다.
고매는 심하게 흔들리는 배 안에서 여간 불안하지 않았다. 그는 관세음보문품(觀世音經)을 독송하였다. 열 번 쯤을 지송하였더니 바람이 약해지고 물결이 작아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강 중류에서는 매우 기이한 향기가 자욱하게 펴져 오는 것 같았다.
고매는 혼자 기쁜 마음으로 더욱 관음경을 지송하였다.
그는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관음경 독송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宣驗記, 冥祥記, 法苑珠林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