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월상녀경(佛說月上女經) 02. 하권
수 천축 사나굴다 한역 김달진 번역
그때 장로 사리불은 다시 월상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보살 지위에 있으면서 이 인(忍)의 모양을 얻었으니, 마땅히 머지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다.”
이때 월상은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보리란 것은 말[言說]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문자로써 가명(假名)한 것일 뿐이며, 그 이룬다는 것 또한 가명으로 말했을 뿐입니다. 멀다 가깝다 하는 것 또한 가 명한 것일 뿐인데, 어찌 존자께서 이처럼 ‘너는 마땅히 머지않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까?
존자 사리불이시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란 생겨나는 곳도 없고 또한 말로 할 수도 없으며, 체성(體性)도 없고 또한 쉽게 이룰 수도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보리의 체성은 두 가지 상이 없기 때문에, 보리는 둘도 없고 하나도 여읜 것입니다.”
사리불은 다시 월상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다만 먼저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가라. 우리도 법문을 듣기 위해 잠시 후에는 그곳으로 가겠다.”
이때 월상은 다시 장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여래는 법문 듣는 이를 위하여 설하시는 것이 아니며, 법문 좋아하는 이를 위하여 설하시는 것도 아닙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여래는 누구를 위하여 법을 설하시는 것이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여래는 듣고도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 않으며 좋아하는 생각을 두지 않는 이라야 이와 같이 법을 설해 주시는 것입니다.”
사리불은 다시 월상에게 물었다.
“일체 중생이 부처님께 나아가는 것은 이 법을 듣기 위해서인데, 어찌 여래께서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해 주시지 않겠느냐?”
월상은 다시 대답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생은 ‘나’라는 생각에 주착(主着)하므로 ‘여래께서 우리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주실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니, 이와 같이 중생이 아상(我想)이 있어 머무르면 참으로 법성에 들어가는 이는 그런 생각을 두지 않으므로 끝내 ‘여래께서 우리를 위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법을 설해 주실 것이다’하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존자 마하가섭이 장로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여, 지금 월상이 부처님을 찾아갔으니 오늘 반드시 큰 법문[法義]이 있을 터인즉, 우리들도 그냥 돌아가기로 합시다. 오늘은 아예 밥을 먹지 않기로 하는 편이 좋을 뿐더러 괜히 우리들만 밖에 나와 있다가 그런 법문을 듣지 못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리하여 그들 모든 성문 대중은 곧바로 월상의 뒤를 따라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때 월상은 걸어서 큰 숲 속에 있는 초모정사에 당도하여 부처님 계시는 곳에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다음, 가지고 있던 화향ㆍ말향ㆍ도향과 의복ㆍ자재(資財)와 보배 당기ㆍ번기ㆍ일산을 부처님께 올렸다가 다시 부처님 위에 뿌리고 또 계속하여 뿌렸다. 그때 대중들도 지니고 있던 화향ㆍ화만과 도향ㆍ말향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또 계속하여 뿌리자, 그 뿌렸던 모든 꽃이 부처님 정수리 위에서 하나의 꽃 일산[華蓋]을 이루어 가로와 세로가 충분히 10유순이나 되었다.
그때 문수사리동자가 월상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전생에 어디로부터 몸을 놓고 여기에 환생하였으며, 이 몸을 놓고는 다시 어느 곳에 태어날 것이냐?”
월상은 대답하였다.
“문수사리시여, 당신의 의향은 어떠신지요? 지금 제가 바쳐들고 있는 이 연화대 위에 앉으신 여래 형상은 어디로부터 몸을 놓고 여기에 와서 태어나셨으며, 지금 이 몸을 놓고는 다시 어느 곳에 태어나시겠습니까?”
문수사리는 다시 말하였다.
“월상이여, 이는 화현하신 것이다. 화현이라고 말한 것은 몸을 버릴 데도 없고 나중에 또 태어남도 없다.”
월상은 다시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수사리시여, 일체 모든 법은 본체가 화현한 것이므로 저는 모든 법에 대하여 버리는 때도 보지 못하였고 태어나는 때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이때 불공견(不空見)보살이 월상녀에게 말하였다.
“그렇다. 월상이여, 이미 여자의 몸으로는 부처를 이루지 못하는데 너는 지금 무슨 까닭에 여자의 몸을 바꾸지 않느냐?”
월상은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공(空)의 체라는 것은 전환할 수 없는 것이며 일체 모든 법 또한 그러한데, 어찌 저에게 여자의 몸을 바꾸라고 하십니까?”
이때 지지(持地)보살이 다시 월상에게 말하였다.
“너는 일찍이 여래를 뵈었느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제가 여래를 뵈었는데 저의 손에 바쳐들고 있는 화신 부처님이나 진짜 여래가 평등하셔서 다름이 없습니다.”
이때 변취(辯聚)보살이 다시 월상에게 물었다.
“네가 지금 능히 법의 이치를 변론하겠느냐?”
이에 그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법계의 체는 말로 하지 못하고 또한 문자와 산수(算數)로도 거두어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때 무애변(無碍辯)보살이 다시 월상에게 말하였다.
“너는 과거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무슨 법을 들었느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지금 저 허공을 우러러 보건대 여래의 설법도 이 허공과 같아 다름이 없으며, 그 들은 것 또한 다시 이와 같습니다. 선남자이시여, 저 법의 모양도 허공과 같아서 다름이 없습니다.”
이때 허공장(虛空藏)보살이 그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전생에 모든 부처님께 보시할 때에 어떻게 받들어 보시하였고 어떻게 회향(廻向)하였느냐?”
월상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제가 이 화신불의 형상께 보시함과 같아서 저 부처님께 베풀어 얻어진 그 공덕의 일이 어떠하겠습니까?”
허공장보살이 월상에게 말하였다.
“그 부처님께서는 화현하신 몸이어서 거기에는 아무리 보시할지라도 공덕의 모양은 없다.”
월상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저도 그와 같이 옛날에 모든 여래 앞에서 행한 보시와 회향도 그와 같은 모양이었고 또한 그와 같이 회향하였습니다.”
이때 불손타심(不損他心)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너는 지금 어떻게 일체 중생에게 자심(慈心)을 가져 두루 흐뭇하도록 하느냐?”
월상은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저 중생과 같아서 다름이 없습니다.”
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저 모든 중생의 그 일은 어떠한 것이냐?”
그녀는 다시 대답하였다.
“중생의 일은 과거가 아니며, 역시 미래도 현재도 아닙니다. 그 자심(慈心)도 그와 같아, 과거도 아니며 역시 미래도 현재도 섭수하는 바가 아닙니다. 또한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선남자이시여, 그 자심의 그 일도 이와 같 습니다.”
이때 희왕(喜王)보살이 다시 그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법안(法眼)을 얻었느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저는 지금 육안(肉眼)도 오히려 얻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법안을 얻었겠습니까?”
이때 견의(堅意)보살이 다시 그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보리를 행한 지가 지금까지 얼마나 되었느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선남자이시여, 마치 저 아지랑이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듯이 제가 보리를 일으킨 것 또한 다시 이와 같습니다.”
이때 미륵보살이 그녀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어느 때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겠느냐?”
그녀는 대답하였다.
“마치 미륵보살께서 어느 때에 범부의 행을 넘어서는지와 같습니다.”
그때 장로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월상녀의 변재는 매우 희유합니다. 어떻게 이 같은 개갑대룡(鎧甲大龍)들과 함께 문답을 잘하는지요? 꿋꿋이 서서 앉지도 않고 또 몸을 굽혀 여러 보살들에게 예배하지도 않습니다.”
이때 월상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비유컨대 아무리 작은 불일지라도 그 태우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을 다 태울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존자 사리불이시여, 모든 보살과 부처님도 그와 다름이 없어서 모든 행 가운데 일체 번뇌를 태우려고 하실 때에는 자타의 것을 막론하고 번뇌를 모두 능히 태우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사리불은 다시 월상녀에게 물었다.
“네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그때의 불국토는 마땅히 어떻겠느냐?”
월상은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저의 미래 불국토 가운데는 이와 같은 조그마한 행[小行]ㆍ조그마한 지[小智]와 좁고 열등한 명자(名字)가 없고, 반드시 지금 사리불과 같은 이가 계시는 그러한 불국토를 나는 가질 것입니다.”
사리불은 다시 말하였다.
“월상이여, 너는 이미 말하기를 ‘일체 법계와 여래의 체가 평등하여 다름이 없다’고 하였으니, 지금 견해와 우열(優劣)이 어떻겠느냐?”
월상녀는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비유컨대 큰 바다와 소 발자국에 고인 두 물은 평등하여 다름이 없으나, 소 발자국은 저 큰 바다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는 중생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존자 사리불이시여, 모든 부처님과 성문이 비록 법계와 같으나 성문은 능히 모든 부처님과 같이 한량없고 가없는 일체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사리불이시여, 비유컨대 겨자(芥子) 안에 있는 허공과 시방세계에 있는 허공, 그 두 허공은 다름이 없으나 겨자 안에 있는 허공은 시방세계에 있는 허공과 같이 마을이나 고을도 용납하지 못하고 또 수미산이나 큰 바다도 건립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존자 사리불이시여, 비록 하나의 공(空)과 무상(無想)과 무원(無願)에서 모든 부처님과 성문이 같으나, 저 성문은 능히 모든 부처님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와 같이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지 못하는 것입니다.”
장로 사리불이 말하였다.
“이와 같이 월상이여, 부처님과 성문이 얻은 해탈이 어찌 평등하지 않단 말이냐?”
월상은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모든 부처님과 저 성문의 해탈이 동등하다는 그런 말씀을 하지 마십시오.”
사리불이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
“네가 말한 이와 같은 일은 그 모양이 어떠한 것이냐?”
그녀는 다시 대답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제가 지금 묻고 싶은 것이 있으니 존자께서는 저를 위하여 뜻대로 말씀하여 주십시오.” “존자께서 마음의 해탈을 증득하실 적에 능히 이 삼천대천세계가 손바닥과 같이 평평하도록 하셨으며, 또는 수목과 모든 산이 다 낮아져서 당신에게 향하게 하셨으며, 또는 일체 모든 악(惡)을 다 제거하셨으며, 또는 일체 중생의 번뇌를 다 제거하셨으며, 일체 모든 하늘이 정례(頂禮)하게 하셨으며, 또는 마군들을 모아 30유순까지 꽉 차서 오게 하셨으며, 또는 한결같은 생각으로 지혜를 일으켜 마음의 해탈을 얻으셨으며, 또는 능히 일체 마군의 권속을 항복하셨습니까?”
이에 사리불은 월상녀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그와 같은 모든 일에서 하나도 하지 못하였다.”
그녀는 다시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보살은 그 보리도량에 있어서 능히 이와 같이 뛰어나고 미묘한 모든 일과 또 한량없고 가없는 훌륭한 일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성문의 해탈과 모든 부처님의 해탈이 이 같은 승부(勝負)와 우열의 차이가 있는데, 존자께서는 어찌 부처님 여래와 성문의 해탈이 평등하다는 그런 생각을 하십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월상녀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좋다, 좋다. 월상아, 너는 지금 능히 이 같은 걸림없는 변설(辯說)을 잘 하였도다.”
이때 그 화신여래 형상은 월상녀의 오른손에 들려 있던 연꽃으로부터 일어나 세존 계신 곳에 이르러 세존을 세 번 돈 다음, 세존의 배꼽으로 들어가셨고 이어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대지가 진동하였다.
그때 세존의 낱낱 털구멍에서는 각기 연꽃 한 송이씩 나오는데, 진금으로 빛깔이 되었고 백은으로 잎이 되었으며 공덕장(功德藏) 보배로 연화대가 되었다.
그리고 많은 꽃 속에서는 각기 부처님 한 분씩이 저절로 나오셔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계시며, 저 모든 화신여래의 형상은 온갖 상호로 장엄되어 시방의 모든 불국토에까지 두루 나타나셔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시는데,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저 모든 부처님 국토에서 법구를 설하시는 소리가 이 여래의 국토에까지 들려 왔다.
이때 월상은 이 같은 뛰어나고 미묘한 신통을 보고 온몸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오른손에 들고 있던 연꽃을 집어 여래의 몸 위에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한 폭의 반듯한 꽃 장막[花帳]이 되어 밑에는 네 기둥이 달렸고 가로와 세로는 똑같아서 먹줄을 맞은 듯하였으며, 장막 속에는 자리 하나가 저절로 화하여 나왔는데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고 한량없는 하늘 옷으로 덮였으며, 그 자리 위에는 갑자기 석가모니부처님과 같은 한 분의 화신불이 뚜렷이 나타나 그 자리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계셨다.
월상녀는 그 꽃을 던질 적에 이렇게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 인연의 힘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모든 중생가운데 아상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아상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두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여래의 위에 닿자, 두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온갖 보배로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아견(我見)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아견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세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또 이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러자 곧바로 꽃은 세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온갖 보배로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일체 분별상(分別相)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 분별과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 등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갑자기 네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또 그연꽃을 여래께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이윽고 네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4전도(顚倒)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4전도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부처님의 신통력을 입은 까닭에 갑자기 다섯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곧바로 다섯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5개(蓋)에 덮인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5개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여섯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바로 여섯 번째 꽃 장막이 되어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6입(入)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 주착을 여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일곱 번째 연꽃이 저절로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즉시 일곱 번째 꽃 장막으로 변하여 크고 작은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7식(識)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그것을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다시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여덟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여덟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ㆍ세로의 형상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미래 세상에 이 선근 인연을 의지하여 만일 어떤 중생이 여덟 가지 뒤바뀜[八顚倒]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그 법을 설하여 다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아홉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아홉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와 세로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만일 어떤 중생이 9사(使)에 주착한 이가 있다면, 제가 법을 설하여 9사를 제거하게 하기를 원합니다.”
이때 그녀는 부처님의 신력으로 갑자기 열 번째 연꽃이 그 오른손에 나타났다. 그녀는 그 꽃을 가져 여래를 향하여 던졌다. 그 꽃은 부처님의 정수리에 닿자, 차례대로 열 번째의 꽃 장막이 되어 가로ㆍ세로와 장엄한 모양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이에 그녀는 서원을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근의 인연을 의지하여 미래 세상에 10력(力)을 구족하여 지금의 세존과 같이 큰 광명을 놓아 시방 국토를 환히 비추는 것이 평등하여 다름이 없기를 원합니다.”
그때 그 변화로 나타난 꽃 장막이 위로 범천의 궁전에까지 뻗치자, 지거천(地居天) 나아가 대범천 등 모든 천자는 그 꽃 장막을 인하여 한량없는 천만의 하늘 무리와 함께 와서 모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문득 빙긋이 웃으셨다. 그런데 모든 부처님께서 이처럼 빙긋이 웃으실 때에는 그 입으로부터 갖가지 색광(色光)이 나오는 법이다. 그 광명은 이른바 청ㆍ황ㆍ적과 흰 파리(頗梨)와 같은 빛이며, 금ㆍ은과 같은 빛이었다.
그 광명은 한량없고 가없는 불국토를 비추고 널리 범천에까지 이르러 해와 달을 가린 다음, 위력이 뛰어나 견줄 데 없는 그 광명은 환하고 번쩍거리면서 다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때 대중 가운데 장로 아난(阿難)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바로잡고 오른쪽 어깨를 벗어 매며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한 다음, 게송으로써 부처님께서 빙긋이 웃으시고 광명을 놓으신 까닭을 물었다.
일체 지혜의 눈이 있고
일체 법에 의심이 없으며
널리 세간을 비추는 광명이 평등하시니
지금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지난 겁으로부터 보시를 행하셨고
청정한 계행 보배 구슬과 같으시며
흔들리지 않는 인욕 수미산과 같으시니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언제나 정진과 선정 닦으시어
제유(諸有)의 나고 죽는 것 벗어나시고
뜻과 행 깊고 멀어 바다와 같으시니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늘 자(慈)ㆍ비(悲)를 행하여 휴식함이 없으시고
희(喜)ㆍ사(捨) 또한 그러하시어
미혹하여 길 잃은 이를 구제해 주시니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낱낱 털구멍에 광명을 놓으시어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국토에 이르고
갑자기 해와 달의 광명 가려
그 위력 빼앗고 타인의 눈이 되어 주게 하시며
그 내시는 음성 미묘하고 청정하며
60가지 구족하시어 세간에 혼자 높으시며
듣는 이가 싫증내는 마음 없고
아울러 모든 번뇌 제거하게 하시며
시방 국토에 있는 한량없는 중생의
일체 마음과 온갖 행을
세존께서 아시고서 의심 그물 풀어 주시니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누가 지금 반드시 도의 뜻을 냈고
누가 지금 부처님의 광대한 교법[乘]을 탔으며
누가 지금 이처럼 마음과 원을 원만하게 하였는데
세존께서는 빙긋이 웃으시면서 광명을 놓으십니까?
누가 지금 네 가지 마군인
번뇌마[煩惱魔]ㆍ사마[死魔]와
음마[陰魔]ㆍ천마[天魔] 등을 항복받았기에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세존께서는 지금 누가 큰 이익 증득하였고
누가 큰 법의 인사자(人師子) 되었으며
누가 그 명성이 시방 국토에 이르렀기에
이처럼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십니까?
일체지로 좋지 않은 것 멸하시고
모든 자비행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자비로
모든 분별을 이미 다 끊으셨으니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누가 지금 광대한 이익 얻으셨고
누가 지금 원만한 원심(願心) 얻으셨으며
누가 지금 10력을 화합(和合)하셨기에
이처럼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십니까?
허공에 있는 천만의 모든 하늘과
야차ㆍ금시조ㆍ마후라와
모든 천녀가 합장 예배하고
세존을 우러러 환희심 내며
한량없이 모인 모든 보살과
시방의 찰토가 다 우러러 보며
바다처럼 깊은 지혜로 법을 들으려 하니
청정한 뜻 광명 놓고 빙긋이 웃으심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이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을 읊어 아난에게 대답하셨다.
아난아, 너는 이 동녀가
합장하고 내 앞에 선 모습을 보아라.
모든 부처님의 미묘한 신통을 보고
곧 위없는 보리 마음 내었으며
과거에 일찍이 3백 부처님을 뵙고
세세생생(世世生生) 뵐 때마다
언제나 공경하고 존중하면서
항상 보리심 얻기만 서원했으며
악도(惡道) 가운데 나지 않길 원하고
하늘과 인간에만 나길 서원하면서
태어나는 곳마다 보리심을 잃지 않은 까닭에
목숨을 마친 뒤에도 전생 일을 알았으며
전생에 가섭여래를 뵙고
누각으로부터 아래로 내려와
저 가섭부처님을 공양한 까닭에
현생에 무생인과 유순인을 얻었으며
구루촌(鉤婁村:拘留孫)부처님께
한 벌의 미묘한 의복을 보시한 까닭에
현생에 금빛 몸을 받아서
깨끗하고 환함이 달빛과 같으며
가니가모니(迦尼迦牟尼:拘那含牟尼)부처님께
향화ㆍ도향ㆍ말향으로 공양한 까닭에
입에서 미묘한 향기가 풍겨
마치 전단향과 우발라화 같으며
시기(尸棄)양족존을
7일 동안 우러러 사모한 까닭에
두 눈에 청련화 빛을 얻어서
보는 이가 모두 싫어하지 않으며
5백 생 동안 모든 욕망을 싫어하여 떠나
언제나 청정한 모든 범행(梵行)을 닦아서
욕심내는 자를 보게 되면
청정하여 욕심이 없어지게 한 까닭에
삼십삼천에 났다가
다시 이차(離車)의 종족에 태어났으며
일체의 태어나는 곳에서 전쟁 인연을 알아
미묘한 게송 법구를 잘 말하여
그 부모와 모든 친척을 교화하고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되게 하였으며
교화하기 위하여 보리를 낸 까닭에
호귀한 대이차(大離車)의 집안에 태어나
어린 남녀와 어른 남녀를 교화하여
부처님 교법 가운데 들게 하였고
2만 3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보리도(菩提道)를 완성케 하였다.
그리하여 그녀는 여자의 몸을 바꾸고
머지않아 출가하여 나의 법 가운데서
널리 청정한 뛰어난 범행을 수행하다가
이곳에서 목숨을 마친 뒤에 다시 하늘에 나고
하늘에서 목숨을 마친 뒤 다시 여기에 나서
뒤의 악세(惡世)에 나의 법을 보호하고
중생을 위해 이익을 지을 것이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시 도솔천에 났다가
당래(當來)에 미륵이 하생할 때에
양거륜왕(儴佉輪王) 집안의 아들로 나서
그 또래에서 재주가 가장 뛰어나
사랑스럽고 단정하고 온갖 덕을 갖출 것이며
석 달 동안 그 부처님을 공양하고
그 주위에 거느린 대중에게 둘러싸여
그 부처님께 가서 출가하며
거느린 6천3백 대중도 함께 따라
그 부처님의 정법을 받아 지닐 것이며
그런 뒤에 안락세계에 왕생하여
직접 아미타부처님을 뵙고
예배하고 존중하고 공양할 것이며
또한 현겁에 있는 모든 불국토와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에
항하사처럼 많은 여래를 공양하고
중생을 위해 이로움을 지을 것이며
정진ㆍ지혜와 선정의 힘으로
그와 같은 모든 세존을 공양할 것이며
많은 겁 동안 여러 부처님을 공양하고는
한량없는 천만 중생을 교화하다가
8만 구지[俱致] 겁을 지낸 뒤에는
부처가 되어 월상이라 할 것이다.
그 월상부처님은
눈썹 사이의 백호(白毫)에서 미묘한 광명을 놓을 것이며
그 금빛 광명은 매우 번쩍거려
그 불국토를 두루 환히 비추므로
해와 달과 불ㆍ마니(摩尼)와 별들의 광명도
모두 나타나지 못하고
또한 밤과 낮과 햇수[歲月]와 네 계절도
모두 그 광명으로 인해 구별할 수 없게 될 것이며
그 국토에는 벽지불도 없고
또한 성문ㆍ나한의 이름조차 없이
청정하고 용맹스런 보살들만 있으므로
그 부처님은 그러한 복을 소유할 것이며
그 보살의 몸은 모두 황금빛으로서
온갖 장엄한 상호를 구족할 것이며
그 국토의 사람은 미묘하여 사랑스럽고
또한 애욕과 태(胎)로 나는 이가 없이
연화대 속에 저절로 화생하여
나면서부터 큰 위덕을 갖출 것이며
산수(算數)로써 헤아리지 못할 한량없는 신통을 얻어
모든 부처님 국토에 이르고
무생인(無生忍)을 얻어 법에 걸림이 없을 것이며
그 국토에는 마군과 외도가 없고
또한 파계한 이와 나쁜 벗이 없이
청정한 과보를 받음이 도솔천과 같으므로
만일 그 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받는 과보가 모두 똑같을 것이며
금ㆍ은과 진주로 만든 미묘한 그물로
광대하게 그 세간을 두루 덮을 것이며
그 부처님의 수명이 길어서
칠십삼천(七十三千) 겁 동안 세상에 머물러 계실 것이며
그 수명이 다하여 열반에 드신 뒤에도
정법(正法)이 한 겁 동안 머물러 있을 것이며
그 부처님이 세간에 계실 적이나 멸도(滅度)하신 뒤에도
법교(法敎)가 한결같이 머물러 다름이 없을 것이다.
만일 내가 한 겁 동안이나
그 세존의 국토와 모든 공덕을 찬탄한다면 몰라도
오늘 말한 모든 비유는 저 큰 바다에서
한 방울의 물만을 떠낸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때 월상은 부처님으로부터 자기에게 주시는 수기를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면서, 땅에서 일곱 그루 다라수 높이의 허공으로 솟아올랐다.
월상은 그 높이의 허공에 머물러 있자, 곧바로 여자의 몸을 바꾸어 남자로 변하였고 즉시 대지는 온통 진동하여 큰 소리가 울렸으며, 하늘에서는 꽃비가 내리고 큰 광명이 나타나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월상보살은 곧 그 허공에 머무른 채 이런 게송을 읊어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가령 수미산이 흔들리고 허공과 땅이 뒤바뀌거나
아수라의 근거지가 모두 없어지고
큰 바다가 마르거나 달이 떨어질지라도
여래는 끝내 헛된 말씀을 하지 않으시네.
가령 시방 중생이 같은 마음이거나
혹은 불이 물로 되고 물이 불로 될지라도
무량한 공덕을 가지신 거룩한 부처님께서는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말씀 틀림이 없으시네.
대지와 허공이 뒤죽박죽이 되고
백(百) 국토가 겨자 속에 들어가거나
그물로 거센 바람을 포박할지라도
여래는 끝내 헛된 말씀을 하지 않으시네.
세존의 말씀은 이처럼 진실하시므로
나는 반드시 보리도에 머물렀으며
방금 대지가 온통 진동하였으므로
나의 보리를 증득함은 결코 의심할 나위가 없으니
나는 이미 보리와 수기를 얻었으므로
곧 법륜을 굴린들 아무 차별이 없으며
또한 세존이 말씀하시는 법을
나는 이미 수백 겁 동안 들었으니
천인(天人) 등 8부와
비구 등 4부 대중과
또는 한량없는 모든 보살을 위하여
그대들은 부처님께 의심을 내지 말아야 하네.
미래에는 모두 무분별(無分別)을 이루리니
그러므로 반드시 보리심을 낼 것이며
모든 법은 다 허깨비[幻化]와 같고
모든 부처님의 말씀도 꿈결[夢想]과 같아서
거기에는 남[人]도 돌봐주는 것도 없고
중생도 목숨도 부가라(富伽羅:補特伽羅)도 없기 때문에
이처럼 모든 법의 본성(本性)이란
비유하면 허공과 같아 다름이 없으며
내가 먼저 받았던 여인의 몸도
또한 텅 빈 것이어서 실다움이 없으니
실체가 없으므로 빈 것이 되고
빈 것이므로 물질도 취착(取着)도 없으며
이 몸이란 뒤바뀜과 분별로 생겨나는 것이며
분별이란 저 새가 공중을 나는 것과 같으니
부처님의 보리를 이루려고 하거나
또한 네 마군을 항복받으려 하거나
또한 삼천대천세계에서
미묘한 큰 법륜을 굴리려 하거든
그대들은 용맹하게 보리의 뜻을 내어
바가바(婆伽婆:부처님)를 존중하고 공양하여야 하네.
그렇다면 오래지 않아 공덕존(功德尊)을 이루고
부처님의 참 법신과 다름없이 될 것이니
이롭게 잘하시는 장부이시며
거룩한 사문이시며
두 발 가진 이 중에서 가장 높으신 이께
나는 정례(頂禮)드리며
또한 아끼는 물건을 보시하여 늘 애호하심을 받고
능히 법재(法財)를 베풀어서 자재함을 얻으려 하네.
부처님은 낙(樂)의 근본으로서 중생에게 낙을 주시고
또한 원수와 모든 마군을 항복받으시니
나는 마땅히 가장 높으신 이를 찬탄하고
자재하고 탐욕이 없는 이를 찬탄하며
나는 마음껏 시방 국토를 관찰하면서
모든 부처님의 부사의함을 보기 원하고
또한 광명 놓으신 지금의 부처님[釋師子]이나
시방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께서
다 동체로서 한 법을 깨달으신 줄 알았으니
진여법(眞如法)에는 모두 둘이 없으며
한량없는 중생도 똑같은 실제(實際)이므로
이 인(忍)을 얻는 이는 반드시 부처를 이루게 되리라.
이때 월상보살은 이 게송을 읊은 뒤에 공중으로부터 내려와 부처님께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다. 그가 예배하고 미처 머리도 들지 못한 순간, 한량없는 백천 부처님이 그의 눈앞에 나타나셨다. 이 모든 부처님은 같은 소리로 월상보살에게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이룰 것이다’라는 수기를 주셨다.
월상보살은 그 백천 부처님께서 자기에게 수기 주시는 것을 직접 보고 온몸으로 뛸 듯이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모르면서, 곧바로 여래에게 출가할 것을 청하고 여쭈었다.
“거룩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저로 하여금 이 설법 중에 출가하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저 월상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반드시 너의 부모에게 허락해 줄 것인지를 물어 보아라.”
그때 동자를 낳은 부모는 이 같은 신통변화를 직접 보고, 또 부처님으로부터 그에게 수기 주시는 것을 듣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허락하였으니, 그를 놓아 출가하게 해 주시기를 원하며, 또 저희들도 미래 세상에 이와 같은 법을 만나기를 원합니다.”
이에 세존은 곧 동자를 놓아 출가하게 하셨다.
그 동자가 출가하자, 1만 2천 인(人)도 다 함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었다.
부처님께서 이 같은 법의 근본을 말씀하실 때, 70나유타의 모든 하늘 사람은 번뇌를 멀리 여의고 모든 법 가운데서 청정한 눈[淨眼]을 얻었으며, 다시 5백 비구는 함이 없는 법[無爲法] 가운데 번뇌[漏]를 다하여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한편 2백 비구니도 그의 동류(同類) 2만 인과 함께 있었는데, 그 중에 혹은 아직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지 못한 이도 보리의 마음을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