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우바이타사가경(佛說優陂夷墮舍迦經)
역자 미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의 지성(止城) 동쪽에 계셨다.
아들의 이름이 무야루(蕪耶樓)라 사람들이 무야루의 어머니라 부르는 여자가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그 무야루 어머니의 집에 앉아 계셨다.
그 때 부처님의 교훈을 받들어 가지는 타사가(墮舍迦)라는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그달 보름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목욕한 뒤에 일곱 며느리를 모두 목욕시켜 좋은 옷을 입히고 한낮이 되기 전에 밥을 먹고 손을 씻고는 일곱 며느리를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리에 앉아라.”
그들은 모두 물러나 자리에 앉자, 부처님께서 우바이 타사가에게 물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목욕하고 좋은 옷을 입고 며느리들과 함께 부처를 찾아 왔는가?”
타사가는 아뢰었다.
“오늘은 보름날이라, 저는 재계하였습니다. 저는 한 달에 여섯 재일[六齋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며느리들과 함께 감히 게으르지 않게 재를 받들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바른 재법에는 여덟 가지 계율이 있어서 사람들을 세상 길에서벗어나게 하여, 다시는 3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생(生)을 받으면 항상 복이 있게 하느니라. 그리고 또 이 여덟 가지 계율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부처를 이루게 되느니라.
어떤 것을 부처님의 바른 재법이라 하는가? 이는 세간의 어질고 착한 사람이 지킬 계율로서 한 달에 여섯 번 재일이 있는데, 매달 8일이 한 재일이요 14일이 한 재일이며, 15일이 한 재일이요 23일이 한 재일이며, 29일이 한 재일이요 30일이 한 재일이니라.
재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집안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오늘 재를 지낸다. 오늘은 온 집안에서 아무도 술을 마시지 말고 싸우지 말며, 재물 이야기를 하지 말라. 집안 일과 마음의 생각과 입으로 하는 말을 아라한처럼 하라. 아라한은 살생할 생각이 없나니 재일에 계율을 지키는 자도 아라한처럼 하여야 한다. 살생할 뜻을 없애고 때릴 생각을 없애며 축생이나 곤충들을 사랑하며 항상 아라한과 같은 마음을 일으키도록 하라. 이것이 하나의 계율이다. 오늘은 밤에 살생할 생각을 가졌어도 죽이지 못하게 하라.’
이렇게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부처님의 첫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마음가짐을 아라한이 탐내는 마음이 없는 것처럼 하여 세상에 탐내거나 사모하는 일이 없되 털끝만큼도 탐하는 마음이 없어야 한다.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 부자도 보시하기를 생각하고 가난한 자도 항상 보시하기를 생각하여야 한다. 이것이 두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라한은 아내를 가지지 않고 아내를 생각하지 않으며, 여자를 탐내지 않고 음탕한 마음도 없다.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세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 거짓말하거나 사람을 해칠 생각을 가지지 말고 말할 때는 불경을 설명하고 말하지 않을 때엔 온갖 선만을 생각하라.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네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라한은 술을 마시지도 않고 술을 기억하지도 않으며 술을 생각하지도 않고 술을 나쁜 것이라 여긴다.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다섯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라한은 노래와 춤에 마음이 없고 들어도 좋아하지 않으며 향이나 꽃에 마음을 두지 않는다.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여섯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일에는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아라한은 한낮이라야 밥을 먹고 한낮이 지나 다음 날까지는 밥을 먹지 않는다. 다만 꿀물은 먹을 수 있다. 재일에는 이와 같이 아라한처럼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여덟 번째 계율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우바이 타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머리에 때가 있을 때, 그 머리를 감고는 기뻐서 말한다.
‘내 머리의 때가 다 없어졌다.’
어떤 사람이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여덟 가지 계율을 지키면 이튿날은 곧 기뻐하며 부처의 경전과 계율을 생각하게 되는 것도 그와 같다. 그 사람의 마음 속에 있던 나쁜 생각은 곧 사라지고 착한 생각이 돌아오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몸에 때가 많을 때, 물에 들어가 때를 씻고 몸의 때가 다 없어지면 물에서 나와 기뻐하며 말한다.
‘내 몸의 때가 없어지니 몸이 가볍다.’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이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재계하고 나면 이튿날은 곧 기뻐하며 부처님의 바른 말씀을 생각하고, 또 스스로 ‘나는 언제나 도를 얻어 다시는 내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달아나지 않게 하며, 내 마음을 무위(無爲)의 길로 한결같이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옷에 때가 많을 때, 재를 얻어 씻어서 때를 없애고는 몹시 기뻐한다. 그와 같이 어떤 사람이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재계하고 나면 이튿날에는 곧 기뻐하며 비구들을 생각하면서 ‘비구들 가운데는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이 있다’고 말하게 된다. 그는 이와 같이 비구들을 생각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그 거울에 때가 있을 때 거울을 닦아 때를 없애면 거울이 곧 밝아지는 것처럼, 어떤 사람이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천하에 대하여 인자한 마음을 가지면 마음이 열려 거울처럼 밝아지고 성내는 마음이 없게 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이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재계하고 천하를 두루 가엾이 여기고 깨끗한 마음으로 스스로 생각하여 제 뜻을 단정히 하고 몸 가운데의 더러움이 이러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이러한 사람은 다시는 성내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우바이 타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재계를 지키며 하루 낮 하룻밤이나마 버리지 않으면, 그것은 금ㆍ은ㆍ구슬들을 비구들에게 보시하는 것보다 낫느니라.
천하에는 열여섯 큰 나라가 있다. 그 나라들의 이름은 첫째 앙가(鴦迦), 둘째 마갈(摩竭), 셋째 가이(迦夷), 넷째 구살라(拘薩羅), 다섯째 구류(鳩溜), 여섯째 반사다(般闍茶), 일곱째 아파야(阿波耶), 여덟째 아원제유(阿洹提渝), 아홉째 지제유(脂提渝), 열째 월기유(越祇渝), 열한째 속마(速摩), 열두째 속뢰타(速賴), 열셋째 월차(越蹉), 열넷째 말라(末羅), 열다섯째 유닉(渝匿), 열여섯째 검선제(劍善提)니라. 이 열여섯 큰 나라 안에 있는 보물을 비구들에게 보시하더라도 하루 낮 하룻밤을 재계하는 것 보다 못하니라.
재계는 사람을 세상 길에서 벗어나게 하지만 재물 보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할 수는 없다. 내가 지금 부처의 도를 얻은 근본도 이 여덟 가지 계율에서 일어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타사가에게 말씀하셨다.
“천하 사람들이 집안 일을 많이 걱정하기 때문에 나는 그들로 하여금 매달 여섯 번 재계하며 여덟 가지 계율을 지키게 하는 것이다.
만일 어질고 착한 어떤 사람으로서 아라한의 도를 빨리 얻고자 하거나 부처의 도를 빨리 얻고자 하거나 천상에 나고자 하거나 그 마음을 단정히 하고 그 뜻을 한결같이 하고자 하면, 한 달에 보름을 재계해도 좋고 20일을 재계해도 좋으니라.
사람들이 집안 일을 많이 걱정하기 때문에 나는 한 달에 여섯 번 재계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엿새의 재는 마치 바닷물을 섬으로 셀 수 없는 것과 같고, 하룻밤 하루 낮이나마 재계하더라도 그 복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타사가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우선 며느리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이 바른 재법(齋法)의 여덟 가지 계율을 외우고 생각하라.”
우바이 타사가는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예배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