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과 병

가르침과 병

석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셨을 때의 일이다. 수달장자(須達長者)가 이 나서 위독상태에 이르렀다. 수달(須達)은 하인을 머리 맡에 불러 놓고 말하기를,

『너는 지금 곧 부처님을 뵈옵고 내 대신 경배를 하고 인사말씀을 드려라.

「존체 안녕하시옵고 만사가 태평하십니까」

라고, 그리고 사리붓타 성자님 발에도 예배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린 대로 인사를 여쭙고,

「저의 주인 수달이 여러 날째 병석에서 신음하여 지금은 위독한 상태에 있습니다. 주인은 꼭 사리붓타 성자님을 뵈옵고 싶지만 중병이든지라 올 수가 없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병자를 불쌍히 여기시어 수고로우시지만 주인집까지 왕림하여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부탁을 드리고 오너라.』

하인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석존을 뵈옵고 말씀을 올렸다.

석 존은 하인의 말을 들으시고 사리붓타를 돌아다 보셨다. 사리붓타는 묵묵히 이를 받아들였다. 하인은 석존과 사리붓타가 아무 말씀이 없는 것을 보고 소원을 들어 주실 것으로 짐작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곳을 떠났다.

사리붓타는 다음날 아침 법의(法夜)를 입고 목발을 가지고 수달의 집을 찾았다. 수달은 멀리서 사리붓타 성자가 오는 것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마중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성자는 이것을 제지하고 자리에 쉬게하면서 대좌해서 앉으며 말했다.

『병은 좀 어떠하십니까 식사는 좀 하십니까.』

『이곳까지 오시게해서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식욕도 없고 병세는 점점 더 나빠져서 정말 괴롭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일랑 마십시오. 왜냐하면 깨달음이 없는 범부(凡夫)가 신앙이 없으면 죽어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참되고 올바른 믿음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어 온 당신은 고통을 이겨내어 안락을 얻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 당신이 이미 수타원(須陀洹-전세, 금세, 내세의 현혹을 끊고 성자의 유역에 들은 자리)의 깨달음이 있으므로 다시 좀 깊은 깨달음을 얻게될 줄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악화를 하는 사람, 많이 듣기를 원치 않는 사람, 무자비한 사람, 매사를 사악(邪惡)하게 보는 사람, 좋지 않은 생각을 하는 사람, 옳지 않은 잔꾀를 부리는 사람은 죽어서 지옥으로 떨어지겠지만 당신은 이와 정 반대로 올바른 마음으로 많이 보고 듣고 하기를 원하며, 시주하기를 즐기며, 올바른 깨달음을 소중히 여기며, 옳게 이해를 하며, 올바르게 알려고 하는 지혜(知惠)로운 분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장래의 일을 염려하십니까 반드시 병의 고통에서 벗어나서 더 깊은 믿음과 깨달음을 얻게될 것이 분명합니다.』

사리붓타의 설법을 들은 수달은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아옴을 느끼며 곧 병이 회복되었다. 수달은 병상에서 일어나서 사리붓타에게 절을 하며 감탄하면서 말했다.

『저는 성자의 교화의 말씀으로 병을 낫게하는 법(法)을 듣고 이상하게도 고통이 가시며 기분이 좋아졌읍니다. 성자님, 저는 완전히 먼저와 같은 성한 몸이 되었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수달은 이윽고 옛날 사리붓타의 구원을 받아서 기원정사를 짓고 석존을 공양해 받들던 인연을 이야기하며 푸짐하게 음식을 대접하고 또 달리 자리를 마련해서 다시 사리붓타의 설법을 들으며 더욱 더 신앙심을 굳혔다고 한다.

<中阿含經第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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