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의 꿈

소녀의 꿈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어느 곳에 장자(長者)를 아버지로 하는 올해 열다섯살 되는 어여쁜 무남독녀 외딸이 있었다. 어느 날 양친은 딸을 데리고 전망이 좋은 상층 누각에 올라 하루종일 놀고 즐기다가 밤이 되어 그것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어머니와 딸은 다정하게 한 침대에서 잤다. 그런데 밤중에 딸은 한 가지 꿈을 꾸었다. 그것은 이러한 꿈이었다.

부모는 딸에게 선량한 남편을 맞이해 주었다. 신랑 신부는 원앙새같이 사이좋게 사로 있었는데, 달이 차서 아기를 낳았다. 젊은 내외는 그 아기를 금이야 옥이야 하고 애지중지 길러서 어느덧 아장아장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잠깐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에 아기가 높은 지붕으로 올라가 눈 깜짝할 사이에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다. 밑에는 굶주린 호랑이가 입을 딱 벌리고 있다가 한 입에 아기를 집어 삼키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본 딸은 놀랐고, 슬픔과 무서움에 큰소리로 땅을 치고 울었다.

자기의 울음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서 잠을 깬 그녀는 사방을 돌아보았으나 지금까지 마음에 그렸던 사랑하는 남편도 높은 곳에서 떨어진 귀여운 아기도 아기를 잡아먹은 무서운 호랑이도 모두 형적도 없었으며 자기는 여전히 상층집 방에서 어머니와 함께 자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한편, 딸의 고함소리에 놀란 부모는 그 까닭을 물었지만, 딸은 자기의 허황된 꿈이 창피스러워서 입을 다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는 딸이 혼자 있을 때 조용히 물어보았다. 딸은 그 때야 비로소 자초지종 꿈 이야기를 했다.

우리들이 생사의 고통스러운 세계에서 갈바를 모르고 헤매이는 것도 이 장자의 딸의 꿈과 같은 것이다. 깨고 나면 부처님의 자비스러운 품에 안기고 있는 것이다.

<大乘本生心地觀經 第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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