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당나귀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석존께서는 수도자를 위하여 소와 당나귀의 이야기를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한 무리의 소 떼가 서로 다투지도 않고 사이좋게 물려 다니면서 이곳 저곳에 있는 풀을 뜯어먹고 깨끗한 물을 먹으며 놀고 있었다.
이 평화스러운 광경을 본 한 마리의 당나귀가 심중에 생각하기를,
<저들은 성질이 온순하고 어디거나 연한 풀을 마음껏 먹으며 깨끗한 물도 먹고 있다. 어디 나도 저들 같이 해 보자.>
당나귀는 소들 사이에 끼어 들어 소가 하는 모양으로 앞발을 굽혀서 흙을 긁고 고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며 놀았다.
그러나 고의 울음소리가 안 나오므로 당나귀는 연반,
『나는 소다! 나는 소다!』
하고 외쳤지만 소들은 이 가짜 소를 괘씸하게 생각하여 덤벼들어서 뿔로 당나귀를 박아 죽이고 말았다.
만약 중이란 사람이 정진을 떠나서 악법(惡法)을 몸에 붙이는 일이 있으면 그는 이 당나귀와 같은 운명을 밟게 되는 것이다.
<佛說群牛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