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덕제일

복덕제일

옛날 대선왕(大鉛王)은 지혜, 공예, 단정, 정진, 복덕의 다섯 왕자를 낳았다.

다섯 왕자는 각기 자기 장점을 토론하였으나 결정이 나지 않았으므로 5인이 각기 자기 장점을 살려 누가 뛰어난가를 증명하여 보이기로 하였다.

첫째 지혜왕자가 어느 나라에 들어갔다. 때마침 어떤 장자 두 사람이 본래는 친구였으나 사소한 일로 싸움이 벌어졌다가 옆 사람들의 장난으로 아주 원수가 되어 있었다.

지혜는 이 두 사람의 원정을 자기 지혜로 풀어 보리라 하고 백가지 맛있는 음식을 여러 가지 장만하여 한쪽 장자에게 찾아가 말했다.

「나는 저쪽 장자의 심부름으로 왔습니다. 장자께서 생각하니 옛날의 정을 살려 그동안의 원심을 다 풀고 형제처럼 다정하게 지내자고 합니다. 이것은 그 장자의 정성어린 선물인데 꾸지람을 하지 않는다면 영광스럽게 생각하겠다 하였습니다.」

장자는 기쁘게 선물을 받고 어떻게든 빨리 화해하여 옛과 같이 지내기를 희망하였다.

지혜는 또 이쪽 장자에게도 같은 방법으로 가서 말을 붙였다. 과연 두 사람은 뜻이 꼭 같아 하루는 장소를 정해 만나니, 다 이 일은 지혜왕자의 능력임을 알고 두 장자가 서로 감사하여 돈 백량을 모아주어 사례하였다.

둘째 공예는 나무로 인형 두개를 깎아 짊어지고 외국에 나아가 그 기예를 널리 자랑하였다.

한 왕이 그 소문을 듣고 보기를 원하므로 공예왕자는 그것을 가지고 궁중에 들어갔다.

「저의 자식들은 매우 노래와 춤을 잘 춥니다. 마음에 드시면 많은 상금을 내려주십시오.」

「좋다, 해보라.」

공예는 곧 그 장난감 아이들을 명령했다.

그런데 어찌나 노래와 춤을 잘 추는지 임금님과 그의 부인이 꼭 반했다. 많은 찬사를 아끼지 않고 그들을 그 곳에 오래 머물도록 명령했는데 마침 장난감 아들이 끝맺음에 왕비를 보고 곁눈질을 하며 씽긋 웃자 왕비도 따라서 웃었다.

이 광경을 본 임금은 갑자기 화를 내며 그를 저주했다.

「저놈을 잡아 사형에 처하라.」

「그렇지만 왕비를 농락한 놈을 그대로 살려줄 수는 없다.」

「임금님. 그는 저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들입니다.」

「그렇다면 임금님께서 직접 칼로 쳐 죽이소서.」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곧 칼을 빼어 쳤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인가? 그 아이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동가리가 아닌가?

깜짝 놀란 왕이 이상하게 여기자 공예왕자가 그를 설명했다.

감동한 왕은 돈 백량을 주었다.

셋째 단정은 너무 얼굴이 단정하게 생겨 밖에 나아가니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반가이 맞으며 갖가지 음식으로 그를 공양하고 또 많은 여인들이 그를 가까이 하고자 금은 보화를 많이 바쳤다.

단정은 그것을 모조리 받아들여 돈 수백량을 모아 들어오니 지혜와 공예보다 훨씬 뛰어났었다.

넷째 정진왕자는 어느 강가를 걸어가는데 격류 속에 큰 향나무가 떠내려 왔다.

사람들은 보고도 덤비지 못하는데 오직 정진왕자는 불굴의 노력으로 그것을 꺼내었다.

향나무는 다름 아닌 전단이라 마침 나라에선 그것을 구하고 있는 도중이었으므로 그것을 임금님께 바치고 5백냥의 돈과 그 외 여러 가지 물건을 상금으로 받아왔다.

다섯째 복덕왕자는 여름 더운 날씨에 길을 가다가 나무 그늘 속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그때 마침 그 나라에서는 임금님의 후계자가 없어 전국적으로 복덕이 뛰어난 어린 아이를 모아 임금님으로 추대코자 사신을 놓았는데 마침 그 사신이 그 곳을 지나다가 복덕이 충만한 이 아이를 보고 데려다가 왕위에 천거하니 일시에 큰 나라의 왕이 되었다.

그래서 복덕왕은 곧 자기 형제들인 지혜와 공예, 단정, 정진을 데려다가 요지에 앉히니 복덕이 제일인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부처님은 이 설화를 마치고 그때의 지혜왕자는 오늘의 사리불이고, 공예는 아니루타, 단정은 아란, 정진은 수보리이고 복덕은 바로 나라 하였다.』 <生經 第三>

이 설화는 원래 본생설화에 소속된 것이나 왕자의 이름 자체가 비유로 구성되어 영겁을 일념에 조감하여 볼 수 있게 비유되어 있으므로 비유설화에 편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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