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과 물개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의 수도자가 강가에 있는 나무 밑에서 十二년 동안이나 수행(修行)을 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오랜 동안 수행을 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탐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마음은 산란하고 어지러워 오직 육근(六根-눈, 귀, 혀(舌), 몸(身), 마음(意)의 여섯 가지 근)의 욕심을 쫓고 있었다.
어느 날, 석존께서는 이 수도자를 수제할 시기가 도래하였다고 생각하시고 한 사람의 스님으로 변신하시어 그 강가로 가셔서 수도자와 함께 나무 밑에 머무르셨다.
그것은 밝은 달밤의 일이었다. 강물 속에서 거북이가 한 마리 기어 나왔다. 그런데 굶주린 물개(수달이라고도 함)한 마리가 먹을 것을 찾아서 역기 그 곳으로 왔다.
물개는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사정없이 거북이에게 덤벼들었으므로 거북이는 놀라서 금방 머리도 꼬리도 네 발로 등 껍데기 속으로 움쳐 들어가고 말았다.
물개는 모처럼 발견한 먹이를 눈앞에 두고도 먹을 수가 없었다. 단념한 물개가 다른 곳으로 가버리니 거북이는 안심을 하고 머리를 내놓고 네 발로 기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해서 거북이는 위기를 모면한 것이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수도자 스님에게 말을 걸었다.
「거북이에게는 자기의 생명을 지키는 갑옷이 있기 때문에 물개도 어쩔 수가 없군요.」
「그렇습니다. 인간은 저 거북이만도 못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은 세상이 무상(無常)함을 미처 모르고 쓸데없이 육근의 욕정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마는 그 기회를 타서 사람의 몸을 파괴하고 정신을 빼앗아 가서 생가의 끝이 없도록 어두움 속을 돌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고뇌는 모두가 자기의 마음 탓이므로 스스로 정진하여 불도를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수도자는 이 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즉시로 욕정을 끊어 버리고 아라한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法句譬喩經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