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최승현 우바이를 찾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점점 앞으로 나아가 파달나성의 이치 있는 시골에 이르렀다. 최승현(最勝賢) 우바이에게 가서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고 합장하고 공경하며 한곁에 서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께서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저를 위하여 말씀하소서.”
현승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머문 데 없고 다함이 없는 바퀴요, 자기가 깨닫고 남에게까지 말하는 것이니라. 나는 이 큰 삼매에 있으면서 모든 법을 내는 것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느니라. 일체지의 성품인 눈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귀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코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혀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몸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뜻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공덕 파도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지혜 번개의 광명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중생에게 비치는 지혜를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 없으며, 일체지의 성품인 빠른 신통을 내어 다함이 없고 머무는 데가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머무는 데 없고 다함이 없는 바퀴 해탈문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의 온갖 것에 집착이 없는 공덕과 지혜의 행인 다함이 없는 법문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큰 성이 있으니 이름이 기름진 밭이요, 거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견고해탈(堅固解脫)이다. 금을 파는 직업을 가지었나니, 그대는 거기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물으라.”
선재동자는 최승현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공손히 우러러보면서 일심으로 앙모하고 하직하며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