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늙은 비구가 네 가지 결과를 얻은 인연
불법은 너그럽고 넓어 그 구제는 가이없다. 지극한 마음으로 도를 구하면 얻지 못할 결과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심지어는 장난으로 한 것도 그 복은 헛되지 않다.
옛날 어떤 비구는 나이가 많아 정신이 혼미하면서도 여러 젊은 비구들의 갖가지 설법과 또 4과(果)의 설명을 듣고 마음으로 부러워하고 숭상하여 그 젊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총명하고 지혜롭구나. 원컨대 4과를 내게 다오.”
젊은 비구들은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우리에게는 4과가 있습니다. 좋은 음식을 주어야 그것을 드리겠습니다.”
늙은 비구는 이 말을 듣고 마음 속에 기쁨이 솟아나, 곧 흠바(欽婆)를 끌러 요구를 들어 주고, 다시 갖가지 맛난 음식을 차리고 젊은 비구들을 청하여 4과를 구걸하였다.
젊은 비구들은 그 음식을 먹고, 늙은 비구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지면서 희롱하여 말하였다.
“대덕님, 당신은 이 집 한쪽 모퉁이에 앉으십시오. 당신에게 그 과(果)를 드리겠습니다.”
늙은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여 그 말대로 앉았다. 젊은 비구들은 곧 가죽공으로 머리를 치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수다원과(須陀洹果)입니다.”
늙은 비구는 이 말을 듣고 생각을 잡아 매어 산란하지 않다가 곧 첫째 과[初果]를 얻었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희롱하여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수다원과를 얻었지마는 아직도 일곱 번 나고 일곱 번 죽어야 합니다. 다시 다른 모퉁이에 옮겨 앉으십시오. 다음에는 사다함과(斯陀含果)를 드리겠습니다.”
그 때 늙은 비구는 이미 첫째 과를 얻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욱 왕성하여져, 곧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가죽공으로 머리를 치면서 말하였다.
“당신에게 둘째 과[二果]를 드립니다.”
늙은 비구는 더욱 생각을 오로지하여 둘째 과를 증득하였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희롱하여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사다함과를 얻었지마는 아직도 나고 죽음으로 오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으십시오. 우리는 당신에게 아나함과(阿那含果)를 드리겠습니다.”
늙은 비구는 그 말대로 옮겨 앉았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가죽공으로 머리를 치면서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당신에게 셋째 과[三果]를 드립니다.”
그 때 늙은 비구는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더욱 지극한 마음이 생겨 곧 아나함의
과를 얻었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희롱하여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돌아오지 않는 결과를 얻었지마는 아직도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에서 번뇌가 있는 몸을 받아 덧없이 무너지고 변할 것입니다. 그 고통을 생각하여 다시 다른 자리로 옮겨 앉으십시오. 다음에는 아라한과(阿羅漢果)를 드리겠습니다.”
그 때 늙은 비구는 그 말대로 옮겨 앉았다. 젊은 비구들은 다시 가죽공으로 머리를 치면서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당신에게 넷째 과[四果]를 드립니다.”
그 때 늙은 비구는 한마음으로 생각하다가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이 4과를 얻고는 매우 기뻐하여 온갖 음식과 갖가지 향과 꽃을 차리고 젊은 비구들을 청하여 그 은덕을 갚았다. 젊은 비구들과 더불어 도품(道品)의 번뇌 없는 공덕을 논할 때에, 젊은 비구들이 말이 막히자 늙은 비구가 그것을 대답하고는 말하였다.
“나는 이미 아라한의 결과를 증득하여 마쳤다.”
젊은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모두 먼저 희롱한 죄를 뉘우쳐 사과하였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선을 생각하여야 한다. 희롱조차도 진실한 갚음을 얻거늘 하물며 지극한 마음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