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 건타위국의 화가(畵家) 계나(?那)가 음식을 보시하여 갚음을 얻은 인연
옛날 건타위국(乾陀衛國)에 한 화가가 있었는데, 이름을 계나(?那)라 하였다.
그는 3년 동안 객지에서 품팔이하여 30냥 금을 벌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다른 사람이 반차우슬(般遮于瑟:五歲會) 여는 것을 보고 유나(維那)에게 물었다.
“하루 동안 회를 열려면 얼마나 듭니까?”
유나는 대답하였다.
“30냥 금을 쓰면 하루 동안 회를 열 수 있습니다.”
그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복업을 짓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 갚음을 받아 품팔이로 살아간다. 지금 복밭을 만났는데 어떻게 복을 심지 않겠는가?’
그는 유나에게 말하였다.
“청컨대 이 제자를 위하여 추(椎)를 쳐서 스님들을 모아 주십시오. 저는 지금 회를 베풀고자 합니다.”
그 회를 마치고 그는 기뻐하면서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이르자 그 부인이 물었다.
“3년 동안 품판 돈은 어디 있습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내가 얻은 재물을 지금 모두 튼튼한 창고 안에 넣어 두었소.”
“그 튼튼한 창고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저 스님들 속에 있소.”
부인은 그를 꾸짖고 곧 친정 친척들을 모아 그 남편을 법관에게 끌고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모자는 빈궁하여 고생이 심하니, 옷도 없고 밥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남편은 얻은 재물을 다른 데 쓰고 집에는 가지고 오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문책하여 주십시오.”
그 때 법관은 그 남편에게 물었다.
“왜 그렇게 하였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이 몸은 번갯불과 같아서 오래 비추지 못하고 또 아침 이슬과 같아서 잠깐 사이에 사라집니다. 그 때문에 두려워하여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는 전생에 복업을 짓지 못하였기 때문에 지금 곤궁하여 의식이 궁핍하다’고. 그래서 저 불가라성(弗迦羅城)에서 반차회(般遮會)를 여는 것을 보고 그 스님들이 매우 청정하였기 때문에 기뻐하고 공경하며 믿는 마음이 우러나서 유나에게 물었습니다.
‘얼마나 들면 하루 음식을 이바지할 수 있습니까?’
유나는 대답하였습니다.
’30냥이면 하루 공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3년 동안 번 돈을 곧 유나에게 주어 스님들을 위해 하루 음식을 짓게 하였습니다.”
법관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또 그를 가엾이 여겨 곧 자기 옷과 영락을 벗어 주고, 또 말과 수레를 주고, 다시 한 부락을 떼어 상으로 봉해 주었다. 그 꽃갚음[華報]이 이러하였고 열매 갚음[果報]은 뒤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