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 이월(離越)이 비방을 받는 인연
옛날 계빈국의 이월(離越) 아라한이 산에서 좌선하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소를 잃고 그 자취를 쫓아 거기에 이르렀다.
그 때 이월은 풀을 삶아 옷을 물들이는데, 옷은 저절로 변하여 쇠가죽이 되고 물감은 변하여 피가 되며, 삶는 물감풀은 변하여 쇠고기가 되고 가졌던 바루는 변하여 쇠머리가 되었다.
소 주인이 그것을 보고 곧 그를 결박하여 왕에게 끌고 가자, 왕은 그를 옥에 가두었다. 그는 12년 동안 늘 간수가 되어 말을 먹이면서 말똥을 치우고 있었다.
이월 제자로서 아라한이 된 5백 사람들은 그 스승을 찾았으나 있는 곳을 알지 못하였다.
그의 업연(業緣)이 다하려 할 때 어떤 제자가, 그 스승이 계빈국의 감옥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우리 스승 이월이 왕의 감옥에 있습니다. 원컨대 판결하여 주소서.”
왕은 곧 감옥으로 사람을 보내어 조사하게 하였다. 왕의 신하는 감옥에 가 보았으나, 어떤 사람이 얼굴이 초췌하고 수염과 머리가 길며, 간수가 되어 말을 먹이면서 말똥을 치우고 있는 것밖에 보지 못하였다. 그는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감옥 안에는 어떤 사문 도사도 없고, 옥졸 비구가 있을 뿐입니다.”
“원컨대 영을 내려 감옥에 있는 비구들을 모두 내어 주소서.”
왕이 즉시 영을 내려 감옥에 있는 도인들을 모두 석방하게 하니, 존자 이월은 감옥 안에서 수염과 머리가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졌다. 그는 허공에 솟아 올라 열여덟 가지 신변을 나타내었다.
왕은 그것을 보고 일찍 없던 일이라 찬탄하면서, 온몸을 땅에 던져 존자(尊者)에게 아뢰었다.
“원컨대 내 참회를 받아 주소서.”
그가 곧 내려와 왕의 참회를 받자, 왕은 그에게 물었다.
“어떤 업연으로 감옥에서 여러 해를 지내면서 고통을 받았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옛날에 소를 잃고 그 자취를 쫓아 어떤 산중을 지내다가, 벽지불이 혼자 앉아 참선하는 것을 보고, 하루 낮 하룻밤을 비방하였습니다. 그 인연으로 삼악도에 떨어져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는데, 그 남은 재앙이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라한이 되었어도 오히려 비방을 받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