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6.바라내국의 아우가 형에게 충고하고 왕에게 권하여 천하를 교화한 인연
옛날에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알아라. 옛날 바라내국에 좋지 못한 법이 있어 세상에 두루 퍼졌으니, 아버지 나이 60만 되면 깔개를 주어 문을 지키게 하는 것이다.
그 때 두 형제가 있었는데, 형이 아우에게 말하였다.
‘너는 아버지에게 깔개를 드리고 문을 지키게 하여라.’
그 집에는 깔개가 단 하나뿐이어서, 아우는 그 반을 잘라 아버지에게 주면서 아뢰었다.
‘이것은 형이 아버지에게 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형은 아버지더러 문을 지키라 합니다.’
형이 아우에게 말하였다.
‘왜 깔개를 전부 드리지 않고 반을 잘라 드리느냐?’
아우가 대답하였다.
‘마침 하나뿐이어서 반을 잘라 드리지 않으면, 뒤에 다시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누구에게 주려는가?’
‘잘 두었다가 어찌 형님에게 드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왜 내게 주려고 하는가?’
‘형님도 늙으실 것이니, 형님 아들도 형님을 문지기로 만들지 않겠습니까?’ 형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면서 말하였다.
‘나도 장차 그렇게 될 것인가?’
아우가 대답하였다.
‘누가 형님을 대신하겠습니까?’
그리고 이어 형에게 말하였다.
‘그런 나쁜 법은 다 같이 버리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들은 서로 이끌고 정승에게 가서 이런 사실을 말하였다. 정승도 ‘진실로 그렇다. 우리도 다 늙어야 하는 것이다’ 하고 왕에게 아뢰었다.
왕도 그 말을 옳다 하고, 나라에 영을 내려 부모를 효도로 봉양하게 하고, 나쁜 법을 금하여 다시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