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반경 제 2장 2품
- 나디카 마을에서 – 죽음에 대하여
이렇게 코티 마을에서 충분히 머무신 다음, 세존께서는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들은 이제 나디카 마을로 가자.”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이렇게 하여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나디카 마을로 향하셨다. 그리고 나디카 마을에 도착하시어, 그곳 ‘연와(煉瓦)의 집’에 머무셨다.
세존께서 ‘연와의 집’에 머무시던 어느 날, 아난다 존자가 세존의 처소로 왔다. 그리고 인사를 드린 다음 한쪽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아난다 존자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 사루하라는 비구가 죽었사온데 이 비구는 그후 어떤 세계에서 태어나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 있사옵니까?
또한 세존이시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 난다라는 비구니가 죽었사온데, 이 비구니는 그후 어떤 세계에 태어나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 있사옵니까?
또한 세존이시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는 스다타라는 재가 신자(우바새)가 죽었사온데, 이 신자는 그후 어떤 세계에 태어나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 있사옵니까?
거듭 세존이시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는 스자타라는 여성 재가신자(우바이)가 죽었사온데, 이 신자는 그 후에 어떤 세계에 태어나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되어 있사옵니까?
그리고 세존이시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는 이 외에도 카쿠다, 카링가, 니카타, 카티사바, 투타, 산투타, 밧다, 스밧다 등의 재가신자도 죽었사온데, 이들 신자들은 그 뒤 도대체 어떤 세계에 태어나며, 운명은 어떻게 되어 있사옵니까? 반드시 들려주소서.”
이것에 대해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그들이 간 곳은 다음과 같느니라. 먼저 사루하 비구는 살아 있는 동안에 번뇌를 멸진하고, 더럽지 않은 정적(情的), 지적(知的)인 해탈을 스스로 깨닫고 체득하였다. 따라서 이 비구는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 다시는 어리석은 생존을 받지 않느니라.
다음에 아난다여! 난다 비구니는 다섯 가지 번뇌를 멸진하여 좋은 세계에 화생(化生)하였다. 이 비구니는 천계(天界)에서 직접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 다시는 이 세상에 되돌아오지 않느니라(不還).
또 아난다여! 스다타 신자는 세 가지 커다란 번뇌를 멸진하고, 또한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세 가지 마음의 독이 엷게 되었으므로 ‘한 번만 되돌아오는 이(一來)’가 되었다. 이 신자는 다시 한 번만 이 세상에서 생(生)을 받아 괴로움을 남김없이 멸진하고 깨달음의 세계에 들 것이니라.
그리고 아난다여! 스자타라라는 여성 신자는 세 가지 큰 번뇌를 멸진하고 ‘성자의 흐름에 든 이(預流果)’가 되었다. 이 여성 신자는 이제는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일이 없으며, 반드시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다.
아난다여! 이 밖에 카쿠다 신자는 다섯 가지 거친 번뇌를 멸진하여 좋은 세계에 화생하였다. 이 신자는 그 천계에서 직접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 다시 이 세상에 되돌아오지 않으리라.
마찬가지로 아난다여! 카링가, 니카타, 카티사바, 투타, 산투타, 밧다, 스밧다 등의 재가신자도 다섯 가지 거친 번뇌를 멸진하여 좋은 세계에 화생하였다. 이들 신자들도 그 천계에서 직접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 다시 이 세상에는 되돌아오지 않는다.
아난다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는 50명이 넘는 재가 신자들이 죽었는데, 이들 신자들은 다섯 가지 거친 번뇌를 멸진하여 좋은 세계에 화생하였다. 이들 신자들도 그 천계에서 직접 깨달음의 세계에 들어 다시는 이 세상에 되돌아오지 않는다.
아난다여! 또 이 나디카 마을에는 90명이 넘는 재가신자들이 죽었는데, 이들 신자들도 세 가지 번뇌를 멸진하고, 또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라는 세 가지 마음의 독이 엷어졌기 때문에 ‘한 번만 돌아오는 이(一來)’가 되었다. 이들 신자들도, 다시 한 번만 이 세상에서 생을 받고 괴로움을 남김없이 멸진하여 깨달음의 세계에 들 것이니라.
또한 아난다여! 이 나디카 마을에서는 5백 명이 훨씬 넘는 재가신자들이 죽었는데, 이들 신자들도 세 가지 큰 번뇌를 멸진하여 ‘성자의 흐름에 든 이(預流果)’가 되었다. 이들 신자들도 나쁜 셰계에 떨어지는 일은 없으며, 반드시 바른 깨달음을 얻을 것이 확정되어 있다.
아난다여! 이와 같이 죽은 뒤의 일에 대해 아는 것은, 여래에게 있어서는 별로 불가사의한 일은 아니니라. 그러나 사람이 죽은 후 일일이 여래의 처소에 와 묻는 것은 번쇄하고 번거롭다.
그래서 아난다여! 이제부터 나는 ‘진리의 거울(法鏡)’이라는 가르침을 설하리라. 이 가르침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성스러운 제자들은 ‘나에게는 지옥의 경계는 다했다. 축생의 경계, 아귀의 경계, 나쁜 경계에 떨어진 조건은 모두 다했다. 나는 성자의 흐름에 든 이가 되어 깨달음의 세계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틀림없이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이가 되었다’라고, 각자 원하는 그대로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그것을 잘 이해할 수 있다면, 성스러운 제자들이 ‘나에게는 지옥의 경계가 다했다. 축생의 경계, 아귀의 경계, 나쁜 경계에 떨어지는 조건은 모두 다했다. 나는 성자의 흐름에 든 이가 되어 깨달음의 세계에서 물러나지 아니하고, 틀림없이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이가 되었다’라고, 각자 원하는 그대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진리의 거울’이라는 가르침은 어떤 것이겠는가?
그것은 아난다여! 제일 먼저 성스러운 제자가 세존에 대해서 절대적인 신앙을 품어, ‘저 세존께서는 이렇게 존경받을 만한 분(阿羅漢), 바른 깨달음을 얻은 분(正等覺者), 지성과 행동을 갖춘 분(明行足), 원만한 분(善逝), 세간을 아는 분(世間解), 위없는 분(無上士), 사람을 잘 다스리는 스승(調御丈夫), 신들과 인간의 스승(天人師), 깨달은 분(佛), 지복한 분(世尊)이다’라고 믿는다.
또한 가르침에 대해 절대적인 신앙을 품어, ‘세존에 의해 설해진 이 가르침은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 것, 때를 놓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것, 이 장소에서 알 수 있는 것,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것, 지자(智者)로서 각자 알아야만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또 승가에 대해 절대적인 신앙을 품어, ‘세존과 제자들의 모임은 바른 목적을 행하고, 바른 길을 목적으로 하며, 올바르게 목적을 행하고 있다’고 믿는다.이런 사람들은 곧 네 쌍, 여덟 종류의 사람들(四雙八輩)이니라.
또한 ‘세존과 제자들의 모임은 공양을 받을 만하고, 대접 받을 만하며, 합장 예배 받을 만하며, 세상에서 최상의 복덕을 낳게 하는 밭(福田)이다’라고 믿으며, 성자들을 기뻐하고, 불괴(不壞), 부단(不斷), 불가(不瑕), 부잡(不雜), 자유(自由)롭게 하고, 식자(識者)들을 칭찬하며, 집착하지 아니하고 정신통일(三昧)로 나아가며, 몸에 계를 구족하는 것이니라.
아난다여! 이러한 ‘진리의 거울’이라는 가르침을 구족한 성스러운 제자들은 바라는 대로 각자 ‘나에게는 지옥의 경계는 다했다. 축생의 경계, 아귀의 경계, 나쁜 경계에 떨어지는 조건은 모두 다했다. 나는 ‘성스러운 흐름에 든 이’가 되었고, 깨달음의 세계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틀림없이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이가 되었다’라고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니라.”
이렇게 나디카 마을의 ‘연와의 집’에 머무실 때도,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설하셨다.
즉 “이것이 계율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이니라. 이것이 지혜이다. 또한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도 큰 공덕과 이익이 있나니, 이렇게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 생존, 견해, 근본무지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