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음식을 급히 먹는 남편
옛날 어떤 사람이 북인도에서 남인도로 가서 거기서 오래 사는 동안에 그곳의 여자를 맞이하여 부부가 되었다.
어느 때 그 아내가 남편을 위해 음식을 차렸다. 남편은 급히 먹느라고 뜨거운 것도 생각지 않았다. 아내는 이상히 여겨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기는 사람을 겁탈할 도적도 없는데 무슨 급한 일이 있어 그처럼 바쁘게 드십니까?”
남편은 대답하였다.
“비밀한 좋은 일이 있는데 당신에게는 말할 수 없소.”
아내는 그 말을 듣고 이상한 일이 있으리라 생각하고는 간절히 물었다.
남편은 한참 만에야 대답하였다.
“우리 조부 때부터 항상 음식을 빨리 먹는 법을 지켜 왔소. 나도 지금 그것을 본받기 위해 빨리 먹는 것이오”
세상의 범부들도 그와 같다.
바른 이치를 통달하지 못하여 선과 악을 알지 못하고 온갖 그릇된 일을 행하면서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조부 때부터 이런 법을 행했다’고 하면서 죽을 때까지 끝내 그것을 버리지 않는다.
그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빨리 먹는 습관을 좋은 법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