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말하는 원앙새
옛날 어느 나라에는 명절이나 경삿날에는 부녀자들이 모두 꽃으로 머리를 장식하는 풍습이 있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의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만일 우트팔라꽃을 얻어 내게 주면 나는 당신의 아내로 있겠지만 얻어 오지 못하면 나는 당신을 버리고 가겠습니다.
그 남편은 이전부터 원앙새 우는 소리 흉내를 잘 내었다.
그래서 곧 궁궐 못에 들어가 원앙새 우는 소리를 내면서 우트팔라꽃을 훔치고 있었다.
그때 못을 지키는 사람이 물었다.
“못 가운데 그 누구냐?”
그는 그만 실수하여 이렇게 대답하였다.
“나는 원앙새입니다.”
못 지기는 그를 붙잡아 데리고 왕에게 갔다. 도중에 그는 다시 부드러운 소리로 원앙새 우는소리를 내었다.
연못 지기는 말하였다.
“너는 아까는 내지 않고 지금 원앙새 우는 소리를 내어 무엇 하느냐.”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도 이와 같다.
죽을 때까지 살생하면서 온갖 악업을 짓고, 착한 일을 하지 않다가 임종 때가 가까워서야 비로소 말한다.
“나도 지금부터 착한 일을 하고 싶다.”
그러나 옥졸이 그를 데리고 가서 염라왕에게 넘기면 아무리 착한 일을 하고자 하나 이미 때는 늦어 그럴 수가 없다.
그것은 마치 저 어리석은 사람이 왕에게 가서 원앙새 우는소리를 내려고 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