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적합한 수행법

적합한 수행법

-법륜스님-

한 가지 수행 택하면 꾸준히 해야 도움 더 나은 방법 찾는 일은 욕심에서 비롯 오랫동안 절을 해오다 무릎에 문제가 생겨서 요즘은 경전 암송과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염불로는 일심은 이룰 수 있으나 무심에는 이를 수 없다.

참선이 무심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시더군요.

제게 적합한 수행 방법이 무엇인지요?

– 불교 안에서도 가치관이 서로 다를 때가 있습니다.

경전을 중요시하는 불자라면 경전을 믿고 경전을 이해하고 경전에 근거해서 수행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들에게서는 경전적 근거 없이 얘기한다면 그것은 외도입니다.

하지만 선에서는 “경전은 문자다.

어떻게 글자로 진리를 검증할 수가 있느냐? 진리는 내가 직접 경험해야 되는 것이다”라는 관점에 섭니다.

그러니 어느 게 옳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관점이 서로 다른 것입니다.

그래서 질문자가 들었던 그런 말을 듣는다면, ‘저것은 선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구나’ 이해하고 본인이 좋은 것을 선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 질문의 요지는 욕심입니다.

무엇이 궁금해서 묻는 것 같지만 질문의 뿌리는 욕심입니다.

‘무엇을 해야 더 좋을까?’하는 것은 욕심이란 말입니다.

이 사람 저 사람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어느 걸 하는 게 더 좋을까 이렇게 재보는 그 마음의 근본에는 욕심이 깔려서 의문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면 직접 해보면 됩니다.

교회도 가보고 절에도 가보고, 절에서도 진각종, 천태종 이런 곳도 가보고.

처음 선택할 때에는 그래야 됩니다.

슈퍼마켓 가면 어떻게 합니까? 들어가면서 바로 입구에 있는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한 바퀴 쭉 둘러보고, 물건 살펴보고 가격 보고 그런 다음에 사잖아요.

지금 질문자는 이 회사는 이 회사 제품이 좋다 하고, 저 회사는 저 회사 제품이 좋다고 하니까 “어느 회사 제품이 제일 좋습니까?” 이렇게 묻는 거나 똑같습니다.

그게 좋은 제품을 고르려고 하는 순수한 마음 같지만 그게 다 욕심이다 이 말이에요.

자기가 쭉 둘러보고 내가 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절에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아미타불, 석가모니불이 있다고 헷갈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건 반찬 여러 개 놓인 밥상을 앞에 두고 “반찬을 왜 한 개만 놓지 헷갈리게 여러 개 놨나?” 이렇게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 가지 반찬을 먹고 싶으면 한 가지만 먹고, 여러 개 먹고 싶으면 여러 개 먹으면 되는 것처럼 자기의 선택입니다.

단골가게에 다니다가 그 옆에 새로 가게가 생기면 가고 싶잖아요.

30년 다녀도 다른 데 갈 수 있지요.

그러나 주인 입장에서 보면 30년 다니던 고객을 뺏기니까 배신이지요?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야 값싸고 물건 좋으면 되잖아요.

그런 것처럼 세상에 여러 종교가 있으니 한번 쭉 다녀보고 자기 처지와 형편에 맞는 것 골라서 다니면 됩니다.

요즈음은 다양성의 시대, 개방화의 시대, 세계화의 시대입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정신적인 노예가 되어 꽉 매여 가지고 삽니까? 그러니 마음을 크게 열어놓고, 목사님 설교도 좋으면 들으러 가고.

이 스님 저 스님 법문도 한번 들어보세요.

괜찮습니다.

그러나 매번 들으러만 다니는 건 내 공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종교 저 종교, 이 절 저 절 돌아다니면 분별심이 나고 마음이 집중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선택은 여러분이 알아서 하시지만 한번 선택한 후에는 꾸준히 공부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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