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공간 밖 어디서 도량을 찾으랴***
지광스님
법문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설하신 법문을 초전법문이라 합니다.
초전법문의 내용은 인간의 괴로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 괴로움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지금 받고 있는 고통은 모두 과거와 현재에 지은 것을 그대로 받는 것이므로 내가 지금부터 열심히 도를 닦으면 나의 앞날에 평안이 펼쳐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하루는 불교대학에 다니는 한 거사님이 저를 찾아와서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스님 정말 사는게 힘듭니다.
월급은 박봉인데 감당하지 못할 일은 많습니다.
매일매일 살아봤자 즐거울 것도 없습니다.
아내는 아내대로 서글픈 이야기만 하고 아들·딸은 흡족할 만큼 커주질 않습니다.
사방을 다 돌아봐도 즐거울 일이 없는 이럴 때는 어떻게 살아야 좋습니까.” 불교와 타종교의 차이지금 이 자리에도 그와 같은 마음이 드시는 분들 많으시죠.
제가 그 거사에게 답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 ‘나는 구도자’라는 생각을 한번 해보십시오.
나는 지금 구도자의 정열을 가지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사람이다.
도를 닦는 사람이 어찌 편안함을 바랄 것이며 등 따뜻하고 배부른 것을 바랄 것인가.” 이 어려움 가운데 도를 일궈가는 마음.
우리 아내는 나의 수행을 돕는 도반이고, 세상은 나를 더욱 단련시키는 수행도량이라는 생각을 해보는게 어떻겠습니까? 머리 깍고 사는 스님들도 편안함을 구하고자 사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종교는 인간이 갖는 고통 해소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불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점은 바로 고통의 해소를 외부 존재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지혜와 노력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이끌어준다는 점입니다.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은 지혜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로 나가게 하는데 주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내가 신과 동일한 위치에 있고자 한다면 용서받지 못할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벨탑을 지으려 했던 자들도 하나님의 권능에 도전하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죄앙을 면치 못했습니다.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함께 하려하지 않고, 부처님과 같아지려 노력하지 않는 자들을 증상마니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을 철저히 배격하셨습니다.
“부처가 되라.
지혜의 세계로 나가라.
부처가 되려 노력하지 않는 자는 참불자가 아니다”고 하셨습니다.
이것이 차이입니다.
인간의 역사도 타자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마음은 일체만물 만드는 요술방망이 우리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연장입니다.
일체가 모두 마음에 따라서 만들어집니다.
내 마음이 어떤 모양을 가지고 있는가를 한번 잘 살펴보십시오.
지혜와 복덕 갖추신 부처님 마음을 따라가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삶을 만드는 비결은 없습니다.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얼마나 내가 부처님 말씀을 몸과 마음으로 익히고 살아가는가를.
부처님 말씀을 얼마나 생활화하고 사는가.
분명한 사실은 여러분이 부처님 전에 나오신 그 마음이 부처님 마음이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연장같은 마음입니다.
오늘 법당에서 법문을 들으면서도 마음에 뭔가 알 수 없는 불안감, 초조함이 불식되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겁니다.
가만히 스스로의 마음을 한번 살펴보세요.
제 할 일을 하거나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은 불안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삶을 해탈을 위한 수행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곳이 바로 내 창조의 일터입니다.
해탈자의 삶은 무엇인가.
바로 껍데기를 찢어버리는 것입니다.
스스로의 타성과 어리석음을 깨고 내 속의 진리와 만나는 것입니다.
내가 가야할 길이 어디인지 분명히 걸어가는 사람은 작은 일상 속에서도 매일매일 진리를 만나면서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 마음 가운데 불안과 초조, 강박관념이 있는 사람들은 열심히 기도하십시오.
108배, 3000배 하십시오.
그 가운데 분명히 나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갈길에 들어섰을 때 안도감이 듭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 부처님께 열심히 기도하면, 마음의 지도가 환하게 길을 비출 것입니다.
스스로를 잘 살피고 부처님 말씀도 공부해서 꼭 해탈의 길을 만나십시오.
※능인선원 일요법회에서 ‘해탈자의 길을 가라’를 주제로 설법하신 지광 스님의 법문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정리=탁효정 기자 /법보신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