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은 휴식에서…
-월호스님-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고요한 방에 들어 앉아 휴식할 줄 아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쉬운 지름길을 두고 그 동안 우리는 너무 멀리 돌아오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행복을 찾아서 · · ·.
사실 고요한 방에 들어앉아 휴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선 그만한 시간을 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TV라도 시청하든가, 신문 잡지 라도 뒤적거리거나 음악이라도 들어야 마음이 편한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잠을 연상해서는 안 됩니다.
잠은 진정한 휴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육신의 휴식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영혼의 휴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휴식은 다름 아닌 ‘깨어있음’입니다.
이것은 외부의 잡다한 사물이나 사건에 몰두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에서 깨어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깨어있음은 스스로를 지켜볼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생시에는 자신의 몸뚱이를 지켜볼 수 있는 것처럼, 마음으로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켜보고 있는 것이 마음의 ‘깨어있음’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 므로, 지켜봄은 곧 머무르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즉 어떠한 생각이나 상념에도 머무르지 않고 흘러가는 생각들을 마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듯이 지켜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깨어있는 상태이며 진정한 휴식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 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대상이 필요 없는 행복, 스스로 충만한 행복, 진정한 행복에 다가서는 지름길 인 것입니다.
《능엄경》에서는 이를 일컬어 ‘쉬는 것이 곧 깨달음’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휴식은 곧 깨달음 이라는 것입니다.
존재 자체가 눈의 피로에 의해서 생겨난 허공의 꽃(空華)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존재의 근원을 알고자 한다면, 다만 쉬고 또 쉬어 가면 될 뿐입니다.
단 한 가지 진정한 쉼을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깨어있음’ 입니다.
바로 마음이 나를 지켜보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