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스님─우리는 선우(善友)인가

우리는 선우(善友)인가

-광덕스님-

우리 불교에는 선지식(善知識)이라는 말이 있다.

선지식이란 부처님 법에 바른 안목을 가지고 다른 이로하여금 바른 길에 들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지혜와 힘이 있는 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때는 불법 큰 뜻을 바르게 깨달았다는 특별한 자격을 요구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다.

불법인연을 맺어준 사람이면 또한 누구나 선지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염불 일구를 일러 주든, 법문 일구를 일러 주든, 믿음이 나게 한 인연이 되어 준 분이면 선지식이라 하는 것이다.

선지식을 친우(親友), 선우(善友), 선친우(善親友)라고도 하는 것은, 이런 뜻 모두를 가리키는 뜻일 게다.

하여튼 우리에게는 많은 선지식이 계셔서 처음 불법 인연을 갖게 해 주고 믿음을 심어 주기도 하며 바른 지견을 열어 주기도 하고 크게 성장시켜 주기도 하며 궁극적 완성으로 이끌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불법문중을 키워 주는 분이 선지식이고 불자들을 가 꾸고 거두어 주는 분이 선지식이다.

그래서 선지식은 많은 일들을 하게 된다.

음식이나 재물로 도와줘 믿음을 내게 하거나 믿음을 키워 주기도하고 어려움에서 구해 주기도 한다.

어려움 에서 구해 주는 데는 음식이나 재물이나 돈만이 아니다.

힘도 있고 지혜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른 지혜, 즉 법을 설하여 미혹에서 벗어나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간 생활은 온갖 고난이 감겨있다.

혹은 경제적인 것, 혹은 사회적인 것, 혹은 일신 건강에 관한 것, 혹은 정신적인 것 등 많은 것이 있지만 필경 중생 미망에서 궁극적 해탈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법의 가르침이다.

병자에게는 의약이나 의술로 돕고, 가난한 이에게는 재물로 돕고, 외로운 이에게는 풍성한 우정으로 도우 며, 무지의 어둠에는 법문으로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 모두의 마지막 해결은 필경 미혹의 타파, 청정본분 의 회복에서 온다.

경을 살펴보면 이런 대문이 보인다.

아난존자가 부처 님에게 사루기를 “생각하옵건대 선우를 갖고 함께 있다는 것은 성스 러운 도를 반은 성취한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고 있다.

“너희들이 여래를 선우로 함으로써 늙어야 할 몸이 면서 늙음에서 자유가 되고, 병 들어야 할 몸이면서 병에서 자유가 되고, 죽어야 할 몸이면서 죽음에서 자유가 된다.

그러니 선우를 갖는다는 것은 성스러운 도의 모두라 할 것이다…” 여기서 보면 부처님께서는 당신을 우리의 선우라 하 셨다.

그러면 우리의 선우이신 부처님은 누구이신가? 부처님께서 거듭 말씀하신 바와 같이 부처님은 법이 셨다.

“법을 보는 자 여래를 본다” 하셨고, “법을 행하는 자 여래와 가까이 있는 자” 라고도 하셨다.

부처님은 법이시므로 영원하시고 법이시므로 보변하 시다.

법이시므로 영원히 현존하신다.

법이신 부처님 이 3천년 전에나 지금에나 영겁 후까지도 현재 하시 어 우리의 가장 친근한 선우가 되고 계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선우의 뜻이 이런 것이라면 우리들 모두는 마땅히 선우여야 하는 것이다.

그 보다도 믿음과 함께 원래로 선우인 것이다.

바른 지견과 바른 믿음으로 따뜻하게 살아가고 모든 사람에게 대하여 법의 기쁨, 법의 밝음, 법의 지혜를 비춰주고 전해 주어야 한다.

때로는 굳건한 힘으로써 의지가 되고, 때로는 밝은 지혜로써 길을 밝혀 주고, 때로는 재물로써 결핍을 채워 주기도 하지만 필경 법의 기쁨, 법의 활기, 법의 원만을 살게 하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 불자 모두가 선우이므로 불자가 사는 곳이 밝음 이 있고 기쁨이 있다.

불자와 대하고 있는 이웃과 사회가 밝고 번영이 있다.

불자를 만나서 진리 생명에 눈뜨게 되고 진리생명에 기쁨을 누리며 무한의 창조의 길을 열어가니 이래서 불자와 함께 하는 세계와 시대가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법이신 부처님을 믿고 법에서 새 생명의 기쁨을 누리는 불자들은 온 이웃에 법의 밝음을 전해주는 기쁨의 등불 이 아닌가.

선지식은 어떤 특별한 분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선우이어야 하고 믿음과 함께 선우인 것이다.

선우가 사는 사회, 선우와 만나는 사회, 이어찌 광명의 피안이 아니겠는가.

끊임없이 줄기차게 선우인 자신을 자각하 고 선우행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나를 선우로 함으로써 고난과 죽음에서 벗어난다” 하신 것처럼 법을 믿는 선우의 존재를 통하 여 우리 국토와 형제 모두에게 법의 기쁨을 전해 주어 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선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자.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