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력(願力)으로 원성취를 -성수 스님- 원력! 모든 일은 원력이 있어야 이룩됩니다.
원(願)을 세운 다음 힘을 모으면 원력이 성취되고, 원력이 있으면 능히 원성취를 할 수 있습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을 세우고 정성을 다하면 하늘도 탄복하여 그 원을 이루어 준다는 말입니다.
곧 원력의 틀림없음을 달리 표현한 것입니다.
양산 통도사의 어른이셨던 구하(九河,1872~1965)스님의 어릴 적 이야기입니다.
구하스님은 13세에 출가하였습 니다.
어린 나이로 절에 들어가 보니, 심부름을 시키 는 사람은 여럿인데 반해 심부름을 하는 사람은 스님 혼자뿐이었습니다.
혼자 모든 심부름을 하려니 참으로 힘들고 귀찮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 어린 스님 은 원을 세웠습니다.
‘나도 앞으로 남을 시키는 중이 되리라.
‘ 이렇게 원을 세우기는 하였지만 이 사람 저 사람들은 계속 심부름을 시켜 힘들고 못살 지경이었습니다.
마침내 스님은 결심을 했습니다.
‘천일기도를 하여 원을 성취하리라.
남에게 부림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남을 시키는 중이 되리라.
‘ 이렇게 세운 원을 천일기도를 통하여 힘을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낮에는 심부름을 하느라 기도를 할 수 없었으므로, 아침, 저녁 또는 한밤중에 틈만 나면 법당에 가서 절을 하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느 때는 상추밭에 서서 흙 묻은 손으로 합장하고 기도를 하였 으며, 불을 때다가도 법당을 향해 합장을 하고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나도 남을 시키는 중이 되게 해주십시오.
부처님, 부처님이시여.
‘ 이 정성 가득한 기도가 얼마나 갸륵한 기도였던지, 무량복이 구하스님에게 몽땅 쏟아졌습니다.
법당에 앉아 버선발을 깨끗이 하고 기도 하는 스님들을 다 제쳐놓고, 무량복이 이 어린 스님에게 온 것입니다.
스님은 30대에 통도사를 이끄는 큰스님 노릇을 하였고, 마침내는 전국 불교계를 지도하기까지에 이르렀으며, 독립운동에도 큰 힘을 보태었습니다.
또 구하스님은 명필로도 이름을 날렸는데 명필이 된 것도 어느 날 글씨를 잘 쓰는 스님의 옆에서 먹을 갈아주다가 원력을 세운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나도 글씨를 잘 써서 다른 사람에게 글씨를 써주는 중이 되어야겠다.
‘ 이렇게 원을 세우고 기도를 드렸는데, 어느 날 기도를 하다가 깜빡 조는 사이에 나한님이 나타나 붓을 한다발 이나 던져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놈아! 이거 받아라.
” 구하스님은 나한의 말씀에 깜짝 놀라 붓을 받았는데, 그 다음부터는 붓을 잡고 일렁거리기만 하여도 글씨가 잘 써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원을 세우고 정성을 드리면 힘이 쌓여 원성취 를 다 하게 되어 있습니다.
법당에 들어가 좋은 자리를 차지하여 기도를 하는 것보다, 뒤에서라도 간절한 마음으로 하는 그 기도가 훨씬 갚진 것입니다.
원력과 정성이 담긴 기도를 통하여 꼭 원성취를 하십 시오.
그리하여 바라밀을 이루고 대자대비심을 이루어, 인간답게 살고 부처님의 아들딸답게 사는 참된 불자가 되기를 축원 드리면서 법문을 마칩니다.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월간 [법공양]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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