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인스님─원망하지말고 용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원망하지말고 용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혜인스님-

어떤 큰스님이 세수 70이 넘어서 여생을 보내기 위해 산중에 토굴을 짓게 됐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높고 깊은 곳에 토굴을 지어도 젊어서부터 중생교화를 위해 몸과 마음으로 정진했기 때문에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이것을 본 어느 도둑이 불자들이 시주한 것을 탐내서 새벽 2시쯤 스님 혼자 머물고 있는 사찰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오래 전부터 새벽에 수행했기 때문에 이미 잠에서 깨어 있었습니다.

도둑은 이를 모른 채 불자들이 시주한 쌀을 계속 퍼 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때 무언가 ‘뚝, 뚝’ 떨어지는 소리를 들렸습니다.

감기에 걸린 스님이 콧물을 흘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스님은 기침을 참기 위해 자신의 입을 막았답니다.

도둑이 놀라 도망가다 다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둑은 많은 쌀을 가져갈 욕심에 계속 쌀을 담다 보니 나중에는 자신이 들고 가지 못할 정도가 됐습니다.

스님은 ‘오죽하면 절에 도둑질 하러 왔겠는가’라고 생각하며 도둑 모르게 뒤에서 쌀가마를 들어주었습니다.

이상하게 여긴 도둑이 뒤를 돌아보니 스님이 뒤에 있었고 놀란 도둑은 “잘못했다”며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습니다.

스님은 “그런데 이렇게 무거운 쌀가마를 지고 외나무다리를 어떻게 건너려고 했느냐”라고 묻더니 몸소 지게로 쌀을 짊어졌습니다.

도둑이 “왜 그러십니까”하고 물으니 스님은 “혼자 외나무다리를 건너기에는 위험하니 내가 함께 가마”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를 건너게 됐고, 스님의 따뜻한 말씀과 행동에 감복한 이 도둑은 항상 스님을 생각하며 옆에서 모셨다고 합니다.

부처님 말씀에 “중생 공양이 제불 공양”이라 했습니다.

불자들은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도 좋지만 살아 숨쉬는 모든 부처님께 지극한 마음으로 공양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운사람, 잘못한 사람을 탓하기 전에 용서할 줄 아는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말을 하되 명심해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운 부모와 부부, 자녀의 마음부터 이해하고 용서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런 마음을 지니다 보면 남에게 웃음꽃을 피워주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짐승은 가죽을 남긴다고 하는데 우리는 어디에다 무슨 이름을 남길 것인가를 항상 생각하면서 말하고 행동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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