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스님─기도 중에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경우

기도 중에 상황이 더 나빠지는 경우

-광덕스님-

기도 수행에서 만나게 되는 마장이 바르게 기도를 했어도 사태가 한층 악화하는 듯한 상태가 나타날 때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져서 기도하는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기도를 해도 성취는 커녕 오히려 어려운 일이 생겼다며, 그래서 더 힘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럴 때 기도성취가 되지 않고 실패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하고 흔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단하면 안됩니다.

내게 아무 일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도를 더 열심해 했는데 오히려 형편이 더 어렵게 되고 있다 해서 중단하지 마십시오.

또한 그럴수록 부처님의 대지혜, 대자비, 대신력을 의심해서는 안됩니다.

기도 중에 사태가 악화되는 듯 나타나는 것은 과거에 지은 바 진리에 어긋난 어두운 마음의 축적이 소멸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 미혹한 생각이 허물어져 갈 때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입니다.

스스로 내적인 자기 정화, 자정(自淨) 작용이 안에서 일어나 새 질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묵은 것이 허물어지지 않고서는 새 것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마치 종기의 뿌리가 삭아서 나오느라고 아픈 증상이 일시적으로 더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얼마 전에 책을 읽다가 “병이 나으려고 하면 낫기 전이 더 아픈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는 질문에 “묵은 것, 병든 것들을 제거해야 새 것이 이루어질 것이 아니냐, 새 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묵은 것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병의 상태가 바꾸어지기 위해서 더 아픈 것이다.” 라고 하는 대목을 보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기도의 이치도 그렇기 때문입니다.

모든 병이나 불행이나 재난은 마음에 이루어진 어두운 상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과거에 있었던 미혹의 상태가 축적되어 어느 정도를 초과했을 때 병이나 불행이나 재난의 상태로 나타납니다.

미혹이 적은 사람은 그 독소가 신체 내부에서 중화되거나 흡수되어 큰 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미혹의 축적의 정도가 심하면 병적 증세를 나타내면서 그 미혹 상태가 소멸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병이 낫습니다.

이렇게 보면 거친 마음의 축적이 허물어지느라 나타나는 고통도 실로는 자기 마음이 정화되고 병이 치유되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때 고통스런 증세가 나타났을 때 병이 악화된다 생각하고, 악화된 상태를 마음에 생각하고 공포심이 빠진다면 사태는 생각한 대로 두려워 한대로 악화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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