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학스님─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는 사람보다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는 사람보다 – 무일

우학스님

– 오늘은 관음재일이자 우리절에서는 인등기도를 드리는 날입니다.

부처님전에 등을 켜고 이웃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를 하는 날이지요.

우리는 절에서 왜 등(燈)을 밝히는지를, 특히 연등을 밝히는가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봐야 합니다.

연등(燈)이 의미하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깜깜한 밤길을 가보지 않은 이들은 저 등(燈)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지를 잘 모릅니다.

저는 20대에 혼자서 걸망을 메고 돌아다닌 일이 많았습니다.

며칠씩 산골짜기와 들길을 지나다니게 되는데 그때 마주치는 저 등불은 반갑다는 차원을 넘어 서서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하고 설레게하고 안심시키는지 모릅니다.

등(燈)이라는 것은 바로 그러한 의미입니다.

잠자는 나 자신을 설레이게하고 지금까지 무감각하게 있던 나를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그러한 것이 바로 깜깜한 밤길의 등이지요.

오늘 관음재일을 맞아 일일이 사람 사람마다 등을 밝히고 기도를 하는 뜻은 바로 ‘우리 인생을 설레이게 하는 그런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맞습니다.

등(燈)이 의미하는 바가 많지만, 특히 우리 인생을 좀 더 신선하게 좀 더 설레이게 하는 그러한 기도가 바로 인등기도, 관음재일 기도라고 생각하면 기도가 훨씬 의미있고 재미있어지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어제 살았으니 오늘 그냥 또 사는 것이고, 마지못해 일어나 밥하고, 마지못해 일터로 나가곤하는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마냥 타성에 젖어 마지못해서 하는 일, 마지못해서 맞이하는 날이 많지요.

그러다 재일을 맞으면 조금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타성에 젖어있던 사람들도 아침 일찍 나와서 도량 소제도 하고 재일을 맞아 마음도 한번 다잡습니다.

우리 인생도 이렇게 날마다 새롭고 설레이면 좋겠습니다.

인생이 정말 보람 있으려면 늘 설레임으로 새아침을 맞고, 만나는 사람마다 설레임으로 맞으면 얼마나 좋습니까.

마치 깜깜한 밤길에 등불을 만나는 설레임, 그런 설레임 만큼만 된다면 인생이 나날이 재미있겠지요.

그런데 기도를 해보면 그런 설레임이 연속됩니다.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기도하는 자체가 삶에 대단한 활력을 주고 매시간 순간순간을 설레임으로 살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기도에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기도에는 그런 에너지가 있습니다.

기도를 하다보면 그런 힘이 생기고 설레임이 생기지요.

그 설레임은 바로 삶의 힘이 되지요.

그래서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는 사람보다도 힘이있고 삶이 재미있는 거지요.

우리는 자주 ‘부처님을 사랑한다’는 말을 쓰지요.

지극히 부처님을 사랑하고 흠모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 사람을 지극히 흠모하고 사랑하면 그사람을 닮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사랑하게되면 사랑 받는 일이 또 생기지요.

그 사랑하는 일이란 것이 경전을 공부하고 부처님 전에 기도를 드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경전을 공부하는 것은 그냥 머리만 가지고 부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진짜 부처님을 사랑하는 것은 온 몸을 다 던져서 온 마음을 다 바쳐서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가 부처님법을 공부하는 것도 물론 아주 중요합니다.

공부를 통해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머리의 한계로만 남아서는 안됩니다.

머리로 하는 사랑은 힘이 없어요, 머리로 하는 것은 지극히 단편적이고 완전하지를 못합니다.

온몸과 온마음을 다 바쳐서 하는 사랑은 역동적이고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쉽게 소멸되지 않습니다.

결국 완전한 공부가 되려면 기도로 나아가야 됩니다.

기도는 온몸과 온마음을 다 바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108배를 할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내 몸을 다 바쳐서 하게되지요? 일체 딴 생각없이 부처님과 대면하는 일, 여러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결국에는 나와 부처님 둘이 대면해서 내맘을 다 드리는 것이지요.

그런 길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우리 불자들은 바로 기도가 그 길이란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기도를 하게되면 부처님을 온몸과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이 됩니다.

기도를 할때는 오직 기도만 할 뿐입니다.

기도는 내가 얼마나 성실히 간절히 하느냐 그것이 관건입니다.

성취되겠느냐 말겠느냐를 전제로 하면 집착이 생겨서 기도가 잘 안됩니다.

기도의 핵심은 내가 얼마나 성실히 지극히 사랑하느냐 마느냐에 있는 것이지, 성취하느냐 마느냐의 집착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기도를 할 때에는 모든 것을 다 놓아버리고 오직 사랑하기만 해야합니다.

오직 부처님전에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정성만 있으면 되는 거지요.

바로 기도는 성실이요, 정성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결과라는 것은 자기의 성실도 정성도에 따라서 부처님의 가피가 따라 오는것이지 결과나 가피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현재 내가 얼마나 부처님 전에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기도하느냐 거기에 마음을 쏟아야지 성취되느냐 마느냐를 생각하는 것은 차원이 낮은 기도입니다.

만약 내가 성실도 100%로 오로지 부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하다면 기도 성취는 반드시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늘 기도를 열심히 해야합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다보면 마음에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삶이 재미있어지고 세상을 보는 안목이 즐거워집니다.

온세상 이대로가 관세음보살님의 가피인 것처럼 느껴지고 관세음보살님으로 가득 차 있는 듯이 보여집니다.

우리는 기도를 해야합니다.

우리가 늘 부처님전에 공양을 드리는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그것이 바로 기도요.

그것이 부처님을 사랑하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재일 기도를 꼭꼭 지키시길 바랍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기도하지않는 사람들보다 인생을 훨씬 더 재미나게, 설레이게 살 수 있는 그런 길을 알게 됩니다.

집에서 열심히 기도 하시다가도 재일 때가 되면 정법도량을 찾아서 부처님전에 나아가 기도한 것을 확인도 받고, 또 여러 사람이 같이 기도하다 보면 기도가 훨씬 더 잘 되기도합니다.

기도로써 나날이 그 삶이 재미나고 나날이 그 삶이 설레이는 그런 삶 되시길 바랍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