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차에

일완다출일편심 一椀茶出一片心 한 잔의 차에 한 조각 마음이 나오니

일편심재일완다 一片心在一椀茶 한 조각 마음이 차 한자에 담겼네.

당용일완다일상 當用一椀茶一嘗 자, 이 차 한 잔 마셔보시게

일상응생무량락 一嘗應生無量樂 한 번 맛보면 근심 걱정 모두 사라진다네.

차에 관한 시 한편을 소개하게 됐다. 예로부터 우리 불가(佛家)에서 차를 애용해 왔다. 특히 선가(禪家)에서는 일상생활에 차는 필수적으로 쓰이는 그야말로 다반사(茶飯事)의 하나였다. 지금도 선방에는 차 마시는 시간이 있다. 다선일미(茶禪一味)라는 말이 이래서 생겼다. 차를 마시는 것 자체가 선의 경지에 든 것이라는 의미다.

이 시는 함허득통(涵虛得通1376~1433)선사의 시이다. 조선조초의 스님으로 일찍이 성균관에 들어가 유학을 공부하다 21살 때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을 보고 인생무상을 느껴 출가하였다고 한다. 제방을 다니며 수행정진 하다가 황해도 평산 자모산 연봉사에서 작은 방을 얻어 함허당이라 이름하고 3년간 정진한 이후 함허당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의 청에 의해 개성 대자사(大慈寺)에 머물면서 선비대비(先妣大妃)의 명복을 빌고 왕과 신하들을 위해 법을 설하기도 했다. <원각경소>, <금강경오가해설의>, <현정론>, <유석질의론>등 저서를 남겼으며 <함허당득통화상어록>이 전해진다.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7년 8월 제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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