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자비와 광명으로 온 세상을 감싸주시는 부처님!
만 생명을 고통에서 구하시려고 이 세상에 탄강하신 거룩한 날을 맞이하여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께서 오신 뜻을 깊이 새기고 찬탄하며 삼가 공경의 예를 올립니다.
가고 옴에 걸림이 없으시고, 나고 죽는 생사에 매임이 없으시며,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부처님! 깨달음을 얻어 만 생명을 관하시고, 큰 지혜와 큰 자비로 이끌어 주시기 위해 부처님께서 도솔천에서 이 사바세계에 오신지 2550년. ‘하늘과 땅 위에 나 홀로 존귀하니 온 세상 고통받는 이들을 내 마땅히 편안하게 하리라’ 고 외치심으로부터 고행 성도하시어 만인을 평등하고 모두를 화합하게 하시고 뭇중생을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신 부처님.
부처님께서 오신 이 날은 비단 부처님의 탄강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거룩하신 부처님의 탄신이 없었더라면 출가도 없었을 것이요, 출가를 통하여 처절한 구도의 길을 걷고 깨친 성도 또한 없었을 것이며, 성도 이후 깨친 만큼 우리 사회와 인류에 베풀어줌이 없었다면 우리 불교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며, 마지막 열반에 드실 때까지도 가르침을 멈추지 않으셨기에 더더욱 공경과 찬탄의 대상이 되셨습니다. 그러기에 부처님 오신날은 ‘불교의 축제일’이 되어 ‘부처님 오신날〔誕辰日〕’에다 ‘부처님 출가재일(出家齋日)’과 ‘부처님의 성도재일(成道齋日)’, 그리고 ‘부처님 열반재일(涅槃齋日)’까지를 합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 이 행사를 좀더 성대히 정성을 다해 준비하지 못함이 오히려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여래(如來)께서는 진리〔如〕를 따라 오시기〔來〕에, 만법의 근원을〔眞如〕따라 출현하셨기에〔來〕 여래라 이름하셨으니 ‘태어나셨다’기보다는 ‘오셨고’, 오신 뜻도 또한 다겁생래로 지은 업 때문에 생사에 얽매여 끝없는 윤회를 계속하는 우리 중생을 구제하시기 위함이시었으니 그 은공을 무엇에다 비기겠습니까.
인류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
이제 저희 사부대중은 부처님의 가르치심대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부처님의 법을 만나는 인연을 얻었으니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겠습니다. 자신을 갈고 닦아 인격을 완성하고, 자비를 실천하여 중생을 제도하며, 법음을 널리 펴어 중생을 구제하고, 진리를 가르쳐서 정의를 실천하는 불자로서의 사명과 책임을 다할 것을 다짐하오니 부디 굳건한 신념과 강인한 의지를 북돋아 주시옵소서.
때는 바야흐로 만물이 생동하여 활발하게 생명력을 키워가는 계절입니다. 부처님 오신날을 계기로 우리 불자들도 공덕의 씨앗, 깨달음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 봅시다. 더 늦기 전에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다시없는 기회를 잘 활용합시다. 수행과 보살행을 통해 참다운 공덕의 탑을 쌓아갑시다.
끝으로 지난 7년 동안 우리의 정신적 의거처인 ‘반야암’을 이처럼 훌륭한 도량으로 가꾸어 주시고, 무지한 중생들을 불철주야 이끌어주신 ‘요산(樂山) 지안(志安)’ 큰스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오늘 봉축법요식에 참여하신 내빈 불자 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하시길 빕니다. 나무관세음보살. 불기 2550년 4월 초파일
김형춘 글. 월간반야 2006년 5월 제6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