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음행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계실 때였다. 수많은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아난다가 옷깃을
여미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자비하신 부처님, 저는 이미 성불하는 법문을 이해하여 수행하는 일에 의심이 없습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자기는 제도되지 못했더라도 남을 먼저 제도하려는 것은 보살의 발심이고,
자기가 깨닫고 남을 깨닫게 하는 것은 여래가 세상에 순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비록 제도되지 못했으나 미래의 중생을 제도하려 합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 말세에는
사특한 무리들이 나타나 그릇된 주장이 강가강의 모래처럼 낳을 것입니다. 그런 때에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사람들은 그 마음을 어떻게 가다듬어야 온갖 장애를 물리치고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다의 물음을 칭찬하시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아난다여, 네 물음과 같이 말세 중생을 제도하는 방법은 그 마음을 올바르게 가다듬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수행하는 데에 세 가지 정해진 도리가 있다. 마음을 거두는 계율, 계로 말미암아
생기는 선정, 선정으로 말미암아 드러나는 지혜, 이것이 번뇌를 없애는 세 가지 공부다.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이 음란한 마음만 없다면 생사에서 바로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너희가 수행하는
것은 번뇌를 없애려는 것인데, 만약 음란한 마음을 끊지 않는다면 절대로 번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설사 근기가 뛰어나 선정이나 지혜가 생겼다 할지라도, 음행이 끊지 않으면 반드시 마군의 길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내가 열반에 든 뒤 말세에는 그러한 마군의 무리들이 성행하여 음행을
탐하면서도 선지식 노릇을 하여, 어리석은 중생들을 애욕과 삿된 소견의 구렁에 빠뜨릴 것이다.
네가 세상 사람들에게 삼매를 닦에 하려거든 먼저 음욕부터 끊게 하여라. 이것이 모든 여래의 첫째
결정인 청정한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음욕을 끊지 않고 수도한다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다. 모래를 가지고는 백천 겁을 찐다 할지라도 밥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음행하는 몸으로
불과를 얻으려하면 아무리 미묘하게 깨닫는다 하여도 그것은 모두 음욕의 근본에 지나지 않는다.
근본이 음욕이므로 삼악도에 떨어져 헤어날 수 없을 것인데 열반의 길을 어떻게 닦아 얻는단
말인가. 음란한 뿌리를 몸과 마음에서 말끔히 뽑아버리고 뽑아버렸다는 생각조차 없어야 비로소
부처되는 길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하는 말은 여래의 말이고, 그렇지 않은 말은
마군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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