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7장 선가의 거울
- 자유인
누구든지 임종할 때에는 이렇게 관찰해야 한다. 즉 오온이 다 비어 이 몸에는 ‘나’라고 내세울 것이 없고, 참 마음은 모양이 없어 오고가는 것이 아니다. 날 때에도 성품은 난 바가 없고 죽을 때에도 성품은 가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밝고 고요해 마음과 대상은 둘이 아니다. 이와 같이 관찰하여 단박 깨치면 삼세와 인과에 얽매이거나 이끌리지 않게 될 것이니, 이런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뛰어난 자유인이다. 부처님을 만난다 할지라도 따라갈 마음이 없고, 지옥을 보더라도 무서운 생각이 없어야 한다. 그저 무심하게만 되면 법계와 같게 될 것이다. 대장부는 부처나 조사 보기를 원수같이 해야 한다. 만약 부처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는 부처에게 얽매인 것이고, 조사에게 매달려 구하는 것이 있다면 또한 조사에게 얽매여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구하는 것이 있으면 모두 고통이므로 일없는 것만 같지 못하다. 이 문안에 들어오려면 알음알이를 두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