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2장 마음을 살피는 일
- 정념
“보살이 삼취정계를 가지고 또한 육바라밀을 행하여야 불도를 이룬다 하셨는데, 수행자가 오직 마음만 관하고 계행을 닦지 않는다면 어떻게 성불할 수 있겠습니까?”
“삼취정계란 곧 삼독심을 다스리는 것이니, 일독을 제하면 무량한 선이 이루어진다. 취란 모았다는 뜻인데 삼독을 다스리면 곧 세가지 한량없는 선을 이루게 된다. 널리 선을 마음에 모았으므로 삼취정계라 한다. 또 육바라밀이란 곧 육근을 맑게 하는 것이니 바라밀이란 피안에 이른다는 뜻이다. 육근이 청정하여 번뇌에 물들지 않으면 곧 번뇌에서 벗어나 피안에 이르게 되므로 육바라밀이라 한다.”
“경에 말씀하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염불하면 서방정토에 왕생한다. ’ 하셨으니 이 묘문으로 성불할 것인데 어째서 마음을 관하여 해탈을 구하라 하십니까?”
“염불하는 자는 반드시 정념을 닦아야 한다. 참된 뜻을 분명히 알면 정이 되고, 참된 뜻에 분명하지 못하면 사가 되는 것이니, 정념은 반드시 서방정토를 얻지만 사념으로는 피안에 이를 수 없다. 불이란 깨쳤다는 뜻이니 몸과 마음을 살펴 악한 것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고, 염이란 생각하는 것이니 계행을 생각하여 부지런히 힘쓰는 것을 잊지 않음이다. 이와 같이 아는 것이 정념이다. 그러므로 염이란 마음에 있는 것이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고기를 그물로 잡지만 잡고 나서는 그물 생각은 잊어버리는 것과 같이, 말에 의지하여 뜻을 알지만 뜻을 알았으면 말을 잊어야 한다. 이와 같이 이미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고자 한다면 반드시 염불의 실체를 행해야 한다. 염불한다 하면서 진실한 뜻을 모르고 입으로만 공연히 부처님의 명호를 외운다면 헛된 공만 들이는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외운다는 것과 생각한다는 것은 말과 뜻이 다르다. 외운다는 것은 입으로 하는 것이요, 생각한다는 것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각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깨달아 행하는 문임을 알아야 한다. 외우는 것은 입으로 하는 것이니 곧 음성의 모양이다. 마음에 없이 입으로만 명호를 외운다면 그것은 모양에 집착하여 복을 구하는 것이니 그릇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