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편 조사어록
제1장 마음 닦는 법
- 불타는 집
삼계의 뜨거운 번뇌가 마치 불타는 집과 같은데, 어째서 거기 머물러 그 긴 고통을 달게 받을 것인가. 윤회를 면하려면 부처를 찾아야 한다. 부처는 곧 이 마음인데, 마음을 어찌 먼 데서 찾으랴. 마음은 이 몸을 떠나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육신은 거짓이어서 생이 있고 멸이 있지만,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끊이지도 않고 변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뼈와 살은 무너지고 흩어져 흙으로 돌아가고 바람으로 돌아가지만 한 물건은 신령스러워 하늘을 덮고 땅을 덮는다.” 고 한 것이다.
슬프다! 요즘 사람들은 어리석어서 자기 마음이 참 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자기 성품이 참 법인 줄을 모르고 있다. 법을 멀리 성인에게서만 구하려 하고, 부처를 찾고자 하면서도 자기 마음을 살피지 않는다.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품 밖에 법이 있다 .’ 고 굳게 고집하여 불도를 구한다면, 이와 같은 사람은 비록 티끌처럼 많은 세월이 지나도록 몸을 태우고 뼈를 두드려 골수를 내며, 피를 뽑아 경전을 쓰고 밤낮으로 눕지 않으며, 하루 한 끼만 먹고 팔만대장경을 줄줄 외며 온갖 고행을 닦는다 할지라도,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아서 보람도 없이 수고롭기만 할 것이다. 자기 마음을 알면 수많은 법문과 한량없는 진리를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중생을 두루 살펴보니 여래의 지혜와 덕을 갖추고 있다.” 하시고, “모든 중생의 갖가지 허망된 생각이 다 여래의 원각효심에서 일어난다.” 고 하셨으니, 이 마음을 떠나 부처를 이룰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도 이 마음을 밝힌 분이며, 현재의 모든 성현들도 이 마음을 닦은 분이며, 미래의 배울 사람들도 또한 이 법을 의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결코 밖에서 구하지 말 것이다. 마음의 바탕은 물듦이 없어서 본래부터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진 것이니, 그릇된 인연을 떠나면 곧 의젓한 부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