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제10장 06. 생(生)과 사(死)의 비유(批喩)

제3편 대승경전

제10장 열반의 기쁨

  1. 생과 사의 비유

“카사파, 또 거룩한 행이 있으니 그것은 네 가지 진리 인. 고 .집. 멸. 도. 이다. 고는 괴로움이 핍박하는 것이고, 집은 애욕을 일으키는 집착이며, 멸은 번뇌를 없애는 것이고, 도는 대승의 행을 말한다. 괴로움에는 여덟 가지가 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고, 원수와 만나고, 구해도 얻지 못하고, 모든 욕망이 불붙듯 일어나는 것들이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괴로움은 살려고하는 데서 일어난다. 중생은 어리석음에 덮여 나는 것은 탐하고 죽는 것은 싫어한다. 그러나 보살은 처음 나는 것을 볼 때에 이미 근심을 본다.”

어떤 여인이 남의 집에 들어갔는데 그 여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값진 옷을 입었으므로 주인이 호감을 가지고 물었다.

“당신은 어디 사는 누구십니까?”

“나는 공덕천입니다.”

“무슨 일을 하십니까?”

“찾아가는 데마다 그 집에 온갖 보물을 생기게 해 줍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그 여인을 집안에 맞아들여 향을 사르고 꽃을 뿌려 공양하였다.

조금 후에 또 한 여인이 문앞에 서 있었다.

그 여인은 찌그러진 얼굴에 �국이 흐르고 남루한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다.

주인은 기분이 언짢아 “당신은 누구요?” 하고 퉁명스럽게 물었다.

“흑암천이라 합니다.”

“무슨 일로 왔소?”

“나는 가는 데마다 그 집의 재산을 없애버립니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칼을 들고 나오면서 “썩 물러가지 않으면 이 칼로 죽여버릴테다.” 하고 덤벼들었다.

그 여인이 말했다.

“당신은 참으로 어리석고 지혜가 없소. 조금 전에 당신집에 찾아온 이는 내 언니요.나는 항상 언니와 행동을 같이하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쫓아내면 결국 내 언니도 따라나가게 될 것이요.”

주인이 안으로 들어가 공덕천에게 물었다.

“밖에 어떤 여인이 와서 당신의 동생이라 하는데 사실입니까?”

공덕천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나를 좋아하려거든 내 동생도 함께 좋아해야 합니다. 나는 항상 동생과 행동을 같이하였고 한 번도 서로 떠나 본 적이 없습니다. 가는 곳마다 나는 좋은 일을 하고 동생은 나쁜 짓을 하며, 내가 이로운 일을 하면 동생은 손해 끼치는 일을 합니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려거든 동생도 함께 사랑해야 합니다.”

주인은 두 여인을 다 내쫓아버렸다. 두 여인이 팔을 끼고 나란히 사라져 가는 것을 보고 주인은 마음이 후련했다.

두 여인은 가난한 집 앞에서 머뭇거렸다.

그 집 주인이 두 여인을 보자 반기면서 “이제부터는 우리 집에서 함께 삽시다.” 하고 맞아들였다.

“카사파, 태어나면 늙어야 하고, 병이 들면 죽게 되는 법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 두 가지에 다 같이 집착하지만, 보살은 함께 버리고 애착하지 않는다.”

바라문의 어린 아들이 배가 고파 똥 속에 과일이 있다는 것을 보고 건져냈다.

어떤 지혜로운 이가 이것을보고 “ 너는 바라문의 지체 높은 집 아들인데 어째서 똥 속에 떨어진 더러운 과일을 건져내느냐?” 하고 물었다.

아이는 부끄러워하며 “먹으려고 주운 것이 아니라 깨끗이 씻어 도로 버리려고 그랬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지혜로운 이는 어이가 없어 이렇게 꾸짖었다.

“도로 버릴 것을 무엇하러 주웠느냐?”

“카사파, 보살도 같다. 생을 받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음은 지혜로운 이가 아이를 꾸짓는 일과 같고, 범부들이 생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하는 것은 아이가 과일을 도로 버리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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