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대승경전
제9장 해탈의 기쁨
- 여래가 세상에 출현한 까닭
부처님께서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토록 간절히 세 번이나 청하니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너를 위해 말하겠다.”
이와 같이 말씀하셨을 때 그 모임에 있던 비구.비구니.신남.신녀 오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 버렸다. 그들은 죄의 뿌리가 깊고 잘난 체하는 사람들이므로 얻지 못한 것을 얻었다 하고 깨닫지 못하고도 깨달았다 한다. 그들에게는 이러한 허물이 있었기 때문에 머물러 있지 않았고, 부처님께서도 말리지 않으셨다.
이때 부처님이 사리풋타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남은 대중들은 잎과 가지는 없고 열매뿐이다. 그들처럼 잘난 체하는 사람들로서는 물러가는 것이 당연하다. 너에게 말하겠으니 자세히 들어라. 이와 같이 미묘한 법은 시절 인연이 닿아야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우담바라 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다. 사리풋타, 너는 여래의 말을 믿어라. 여래의 말은 결코 허황하지 않다. 여래가 말하는 법은 그 뜻을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여래는 무수한 방편과 갖가지 인연과 비유와 이야기로 법을 설하기 때문이다. 이법은 생각이나 분별로는 이해할 수 없고 여래끼리만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모든 여래는 오로지 한 가지 큰 인연으로 세상에 출현하기 때문이다. 어째서 여래는 한 가지 큰 인연으로 세상에 출현한다 하는가. 모든 여래는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을 열어 청정케 하려고 세상에 출현하며, 중생에게 여래의 지견을 보여 주려고 세상에 출현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 하려고 세상에 출현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여래의 지견에 들어가게 하려고 세상에 출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