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초기경전
제9장 티끌을 벗어난 대장부
-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
“도 닦는 사람은 마치 나무토막이 물에 떠서 물결따라 흘러가는 것과 같다. 양쪽 기슭에도 닿지 않고, 누가 건져 가거나 소용돌이에 빠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다면, 이 나무는 틀림없이 바다에 들어갈 것이다. 도를 배우는 사람도 이와 같아서, 정욕에 빠지거나 온갖 그릇된 일에 흔들리지 않고 정진에만 힘쓴다면 그는 반드시 도를 이룰 것이다. 너희들 스스로의 생각을 믿지 마라. 너희들 생각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요인과 만나지 마라. 요인을 만나면 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아라한이 된 뒤에라야 너희들 뜻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요인을 마주 보지 말고 함께 이야기도 하지 마라. 만일 함께 이야기할 때는 똑바른 마음으로 ‘나는 출가 사문이다. 흐린 세상에 태어났으니 연꽃이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것과 같아야 한다’ 고 생각하라. 나이 많은 여인은 어머니로 생각하고 손위가 되는 이는 누님으로, 나이 적은 이는 누이동생으로, 어린이는 딸과 같이 생각하여 제도하려는 마음을 내면 부정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도 닦는 사람은 마른풀을 가진 것과 같아서 불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수행인의 욕망의 대상을 보거든 마땅히 멀리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음란한 생각이 그치지 않음을 걱정한 끝에 자기의 생식기를 끊으려 했다. 나는 그에게 다음과 같이 타이른 적이 있다. ‘생식기를 끊는 것은 생각을 끊는 것만 못하다. 음란한 생각이 쉬지 않고서 생식기를 끊은 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들은 애욕으로 인해 걱정이 생기고 걱정으로 인해 두려움이 생긴다. 애욕에서 떠나버리면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