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07장 05. 누각의 삼층만 지으려는 부자

제2편 초기경전

제7장 어리석음의 비유

  1. 누각의 삼층만 지으려는 부자

옛날에 미련하여 아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어리석은 부자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이웃 부잣집에 갔다가 삼층 누각을 구경하게 되었다. 그것은 웅장하고 화려할 뿐 아니라, 넓고 높아 시원스럽게 보였다.

어리석은 부자는 무척 부러워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내 재산도 저 사람 것만 못하지 않다. 아직까지 나는 왜 이런 누각을 짓지 않았을까?’

그는 곧 목수를 불렀다.

“저 누각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누각을 지을 수 있겠소?”

“저 집은 내가 지은 것입니다.”

“그러면 곧 저런 누각을 지어 주시오.”

목수는 곧 땅을 고르고 벽돌을 쌓아 누각을 짓기 시작했다. 벽돌을 쌓아 짓는 것을 지켜보던 부자는 의심이 나서 목수에게 물었다.

“어떤 집을 지으려는 것이오?”

“삼층 누각을 짓는 중입니다.”

그때 이 부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래 두 층은 필요 없으니 맨 위층만 지어 주시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아래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이층을 지으며 이층을 짓지 않고 어떻게 삼층을 지을 수 있단 말입니까. 나는 그런 집은 짓지 못합니다.” 하고 목수는 그만 떠나버렸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그 부자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이는 마치 삼보를 공경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며 놀기만 하다가 도의 결과를 구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사람이 세상의 비웃음을 받는 것은 누각의 삼층만 지으려는 어리석은 부자의 경우와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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