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제07장 03. 물이 보기 싫거든 물가를 떠나라

제2편 초기경전

제7장 어리석음의 비유

  1. 물이 보기 싫거든 물가를 떠나라

옛날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몹시 목이 말랐다. 때마침 그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는 나무 홈통을 발견하고 정신없이 물을 마셨다.

실컷 마시고 난 그는 “물아, 이제는 더 흐르지 마라.” 하고 나무 홈통을 향해 말했다. 그러나 물은 여전히 흘러 나왔다. 그는 다시 “싫도록 마셨으니 더 흐르지 말라는데 왜 멈추지 않느냐?” 하고 화를 냈다.

어떤 사람이 그 광경을 보고 “당신은 참 어리석구려. 당신이 이곳을 떠나면 될텐데 흐르는 물을 보고 성화를 내야 무슨 소용이 있겠소.” 하며 그를 다른 곳으로 데려갔다.

이러 석은 사람도 이와 같다. 세상 온갖 것에 집착하고 갈망하여 오욕락의 단물을 마시다가 그 쾌락에 싫증이 나면 물을 실컷 마시고 난 사람처럼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너희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나는 것은 다시 내 눈에 띄지도 마라.” 그러나 그 다섯 가지 욕락은 끊임없이 앞에 나타난다. 그는 다시 “빨리 사라져 내 눈에 띄지 말라 했는데 왜 다시 나타나느냐?” 하고 화를 낸다.

이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그것들로부터 떠나고 싶으면 당신의 여섯감관을 거두고 그 마음을 닫아 망상을 내지 마십시오. 그렇게 하면 곧 해탈을 얻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지 않는 것을 가지고 그들이 생기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면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것은 물을 마신 어리석은 사람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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