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초기경전
제4장 성인의 길
- 출가는 안온한 길
눈이 있는 사람은 어째서 출가를 했는지, 그분은 무엇을 생각한 끝에 출가를 기뻐했는지, 그분의 출가에 대해서 나는 이야기하리라. ‘집에서 사는 것은 비좁고 번거로우며 먼지가 쌓이는 생활이다. 그러나 출가는 넓은 들판이며 번거로움이 없다’고 생각해 출가한 것이다.
출가한 다음에는 악한 행위를 하지 않고 입으로 저지르는 나쁜 짓도 버리고 아주 깨끗한 생활을 하였다. 눈뜬 사람은 마가다의 서울, 산으로 둘러싸인 라자가하로 갔다. 뛰어난 모습을 지닌 그는 탁발하기 위해 그 곳으로 간 것이다. 마가다왕 빔비사라는 높은 누각 위에서 그를 보았다. 뛰어난 모습을 가진 그를 보고 신하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저 사람을 보아라. 아름답고 건강하고 깨끗할 뿐 아니라, 행동도 의젓하게 앞만을 본다. 그는 눈을 아래로 뜨고 정신을 한군데로 모으고 있다. 저 사람은 천한 집 출신이 아닌 것 같다. 누가 뛰어가 그를 따라가 보아라. 저 수행자는 어디로 가는가.”
왕의 신하들은 그의 뒤를 따라갔다. ‘저 수행자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는 어디에 사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그는 모든 감관을 억제하여 잘 지키고 생각하면서 집집마다 음식을 빌어 잠깐 동안에 바리를 채웠다. 거룩한 분은 탁발을 끝내고 그 성 밖으로 나와 판다바산으로 향했다. 아마 그는 거기에 살고 있는 모양이었다.
고타마가 자기 처소에 가까이 이른 것을 보자 신하들은 그에게로 가까이 다가갔고 한 신하는 왕궁으로 돌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대왕님, 그 수행자는 판다바산 앞쪽에 있는 굴 속에 호랑이나 황소처럼, 혹은 사자처럼 의젓하게 앉아 있습니다.”
사신의 말을 듣고 빔비사라왕은 화려한 수레를 타고 판다바산으로 길을 재촉했다. 왕은 수레로 갈 수 있는 데 까지 달려간 뒤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산을 올라가 고타마의 곁에 이르렀다. 왕은 기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린 뒤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젊음이 넘치는 인생의 봄입니다. 용모도 빼어나고, 앉고 걷는 모습 또한 존귀하니 분명 왕족 태생인 것 같습니다. 나는 코끼리 떼를 앞세운 날쌘 군대를 정비해서 당신께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태생을 알고 싶습니다. 말씀해 주십시오.”
“임금님, 저쪽 히말라야 중턱에 한 종족이 있습니다. 예부터 코살라의 주민으로 부와 용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성은 ‘태양의 후예’ 라 하고, 종족은 사카족이라 합니다. 나는 그런 집안에서 출가했습니다. 그것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모든 욕망에는 위험이 있으나, 출가는 안온하다는 것을 알아 힘써 정진합니다. 내 마음은 다만 이것을 즐기고 있습니다.”